[노컷인터뷰] 6집 '여섯 번째 기적' 발표한 가수 백지영
백지영(31)은 인터뷰 시간에 정확히 맞춰 나타났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 백지영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내지 못했다. 담요까지 덤은 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놀라서 이유를 물었다.
"어제 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했는데 2시간 동안 수영장에서 벌벌 떨었어요. 물기를 닦지 못해서 감기에 걸려 버렸네요."
그렇지 않아도 약한 그의 성대는 전날의 피로와 추위로 상태가 더 나빠졌다. 일찌감치 잡아놓은 인터뷰 약속이었지만 되려 미안한 마음에 '차라리 취소하지 왜 왔느냐'라고 물으니 "그래도 약속인데 그럴 수 있나요"라면서 웃는다. 그렇게 백지영은 상대방의 마음을 한 번에 녹였다.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고 노래하던 백지영을 보는 대중의 마음은 금세 애틋해졌다. 지나온 시간을 우회적으로 고백한 '사랑 안 해'는 세대를 불문한 애창곡이 됐다. 백지영의 말대로라면 특히 '사연 있는 사람들'이 좋아했단다.
사랑을 원하는 여자의 마음 때론 아프게, 때론 솔직하게
6집은 '사랑 안 해'의 연장선이자, 가수 백지영의 또 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사랑 하나면 돼'는 제목 그대로 사랑을 원하는 여자의 마음을 때론 아프게 때론 솔직하게 드러낸다.
백지영은 왜 자꾸 사랑을 노래하는 걸까.
"사랑은 나머지 조건이 불충분해도 사랑이라는 큰 줄기만 있다면 모든 걸 헤쳐나갈 수 있어요. 급하게 생각해서 남자만 놓고 봐도 비슷해요. 그 남자와 제가 보는 사랑이 같다면 나머지는 이겨낼 수 있어요. 노래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죠."
'사랑 안 해'가 역설적으로 사랑을 갈구했다면 '사랑 하나면 돼'는 직접적으로 사랑을 원하는 여자의 마음이다. 이는 곧 백지영 자신의 바람이기도 하다. 요즘 부쩍 결혼에 욕심을 내는 백지영은 노래와 마찬가지로 사랑 하나로도 충분한 만남을 꿈꾸고 있다.
사랑에 대한 백지영의 또렷한 가치관은 음반에 담은 '눈물이 많은 이유', '전화 한 번 없네요', '한 여자' 등의 곡으로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저마다 에피소드는 다르지만 애잔한 마음이 노래마다 진하게 깃들어 있다.
음반 제목인 '여섯 번째 기적'은 우연히 찾은 이름이다.
"발리로 자켓 촬영을 떠나기 전날 유리(걸프렌즈)와 침대에 누워서 여자들끼리만 하는 수다를 떨었어요. 그때 유리가 속의 얘기를 하더라고요. '쿨을 시작할 때 두 오빠(이재훈·김성수)의 그늘에서 갖춘 능력보다 훨씬 더 알려졌고 걸프렌즈까지 한 건 기적이 아니겠느냐'라는 말이었어요."
발리에서도 돌아와서도 백지영은 계속 그 말을 잊을 수 없었다. 유리가 먼저 꺼냈지만 실은 자기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31년을 살아온 백지영에게 '기적'을 물었더니 대답이 꽤 길었다.
"저도 연예인이고 다른 사람의 눈길, 사랑을 먹고살지만 참 가식적일 때가 잦아요. 그런 모습이 정말 싫죠. 안 하고 싶다가도 불가피하게 필요할 때가 있어요. 식상하고 유치한 말이지만 데뷔하고 지금까지 모든 스토리가 한 단어에 포함돼요. 바로 기적이란 단어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백지영은 말의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 서면서 의지를 다졌던 과정이 모두 기적이에요. '사랑 안 해'가 큰 기적이고 '사랑 하나면 돼'도 또 다른 기적인 거죠."
누구보다 깊은 감성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가수 백지영은 지나온 쓰린 아픔을 노래로 풀어내고 인기까지 얻은 드문 가수다. 백지영의 노래를 기다리는 팬이 줄지 않는 건 '진심'이 통하는 덕분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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