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의 기자수첩]
한나라당의 계파갈등과 내분이 권력투쟁으로 번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관련된 핵심인물들의 발언들을 살펴보자면,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중 강재섭 대표를 겨냥한 부분은 상당히 격했다.
▲ 박근혜의 '격산타우(隔山打牛)' … '강 대표 때려 MB 가격하기?'
- "당 대표가 밑고 맡겨달라는 말을 믿고 싶었는데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박 전 대표는 속았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속았다는 느낌 별 수없이 그렇게 가는구나. 뻔한 거지 뭐' 라는 느낌?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말- "경선에서 지면 모든 게 끝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권력이 모든 것을 정당화 할 수는 없는 거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를 비난한 말에 이어지는 다른 말들을 살펴보면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한 거라는 이야기다.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 잘했다고 대통령한테 칭찬받았다며 자랑도 하고 다니더라, 정치발전을 위해 마련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과거의 밀실공천으로 후퇴하는 것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느냐?
"기자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다."
잘 모르겠는데 자세히 얘기 좀 해 주시지요.
강재섭 대표의 발언도 살펴보자. 23일 저녁 7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다가 이명박 대통령과 긴급 통화를 가졌다. 강 대표의 말을 빌려 재구성하면 이렇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 - "낼 모레 점심하면서 주례회동하기로 했다. 그 때 다시 생각하면 안되겠습니까?"
강 대표 - "뉴스 보셨습니까? 저는 이미 발표했다. 괜찮습니다. 지금 당이 새로 시작하는데 시끄러워서 제가 그리 하겠습니다."
이 대통령 - "아니 공천은 공천심사위원회가 했는데 왜 대표가 책임을 집니까? 나도 내 팔이 잘려나가 안타까운 게 수도 없는데 당 대표가 왜 책임을 집니까?"
강 대표 - "당이 어수선하니까 누군가는 정돈해야 하는데 대표가 그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저는 수습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불출마 재고는 이미 물 건너갔습니다."
24일 오전 11시부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각 당대표 토론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초청 토론회가 시작되고 CBS를 통해 직접 중계 방송된다.
▲ 이재오 의원은 '동귀어진(同歸於盡)' 타법 구사?
강재섭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지만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급히 만났다.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지금으로서는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없다. 다만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공천을 취소하고 이재오 의원 자신도 출마를 안할테니 이상득 부의장도 출마를 포기하고 2선으로 물러나도록 하자. 이걸 계기로 문제가 된 집권세력의 인사문제도 정비를 하자'는 건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오 의원 측근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기사화했다는 것이 언론보도 내용.
이 동반불출마 건의의 뜻은 무엇일까를 놓고 설왕설래.
1. 친 이명박 진영의 양대 계보로 권력투쟁을 벌여 오던 이상득, 이재오 진영이 드디어 정면 승부에 들어갔다. 이재오 의원이 자기가 퇴진하면서 물귀신 작전으로 이상득 부의장도 물고 들어가 함께 동반퇴진하려는 것이다. 나이로 봐 이상득 부의장은 지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지만 이재오 의원은 상대적으로 젊어 컴백이 가능하고 공천파동으로 이미지 더 나빠지기 전에 퇴진했다 돌아온다는 계산이다.
2. 최근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 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15% 포인트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출마해 떨어지느니 불출마로 명예를 지키면서 이상득 부의장도 퇴진 시키는 일타쌍피를 노린다. 낙선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지만 퇴진하면 돌아오기 수월하다.
이런 해석들이 나왔는데 청와대 갔다 나오더니 측근들의 말이 바뀌어 청와대 회동에서 그런 말은 준비한 적도 없고 나오지도 않았다고 입을 싹 씻어 버렸다. 1. 안 나온 걸까? 2. 꺼냈다 사단이 나고 쑥 들어간 걸까? 3. 뭔가 합의가 있고 은밀히 진행되기 시작한 걸까?
"대통령 형이 공천 받으면 죽을 일이냐? 나더러 출마하지 말라고 회견한 사람들을 밀어 준 사람들이 힘이 쎈거다. 공천 준 사람 눈치보며 어쩔 수 없이 기자회견에 동참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재오 의원 사람들을 가리키는 듯, 어제 이상득 불출마 요구 멤버 55명 중 14명이 이재오 의원 계, 회견에 직접 나선 19명 중 10명 정도가 이재오 의원 계 의원들). 단독후보였는데 심사를 이틀이나 하고 공천 주드라, 대통령 형만 아니었음 그 자리에서 줬을 거다. 이 대통령 때문에 손해를 봤지 덕 본 건 없다. 5선 의원이지만 당에 가면 늘 뒤에 선다.
나도 겨우 공천 받았다. 내가 무슨 권력을 휘두르느냐. 공천할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사람들 많이 몰려왔다. 다 돌려보냈다. 오해 받을까 봐 아예 포항에 내려와 지내고 있다. 내가 출마를 포기하면 수도권 지지율이 올라 가냐? 내가 이 대통령한테 인사 부탁하면 내 동생이 형이 지저분하게 군다고 무시할 것 아니냐, 그렇게 못한다. 내 공천은 대통령하고도 관계없고 이재오 의원하고도 관계없다."
한나라당의 계파갈등과 내분이 권력투쟁으로 번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관련된 핵심인물들의 발언들을 살펴보자면,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중 강재섭 대표를 겨냥한 부분은 상당히 격했다.
▲ 박근혜의 '격산타우(隔山打牛)' … '강 대표 때려 MB 가격하기?'
- "당 대표가 밑고 맡겨달라는 말을 믿고 싶었는데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박 전 대표는 속았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속았다는 느낌 별 수없이 그렇게 가는구나. 뻔한 거지 뭐' 라는 느낌?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말- "경선에서 지면 모든 게 끝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권력이 모든 것을 정당화 할 수는 없는 거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를 비난한 말에 이어지는 다른 말들을 살펴보면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한 거라는 이야기다.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 잘했다고 대통령한테 칭찬받았다며 자랑도 하고 다니더라, 정치발전을 위해 마련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과거의 밀실공천으로 후퇴하는 것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느냐?
"기자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다."
잘 모르겠는데 자세히 얘기 좀 해 주시지요.
강재섭 대표의 발언도 살펴보자. 23일 저녁 7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다가 이명박 대통령과 긴급 통화를 가졌다. 강 대표의 말을 빌려 재구성하면 이렇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 - "낼 모레 점심하면서 주례회동하기로 했다. 그 때 다시 생각하면 안되겠습니까?"
강 대표 - "뉴스 보셨습니까? 저는 이미 발표했다. 괜찮습니다. 지금 당이 새로 시작하는데 시끄러워서 제가 그리 하겠습니다."
이 대통령 - "아니 공천은 공천심사위원회가 했는데 왜 대표가 책임을 집니까? 나도 내 팔이 잘려나가 안타까운 게 수도 없는데 당 대표가 왜 책임을 집니까?"
강 대표 - "당이 어수선하니까 누군가는 정돈해야 하는데 대표가 그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저는 수습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불출마 재고는 이미 물 건너갔습니다."
24일 오전 11시부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각 당대표 토론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초청 토론회가 시작되고 CBS를 통해 직접 중계 방송된다.
▲ 이재오 의원은 '동귀어진(同歸於盡)' 타법 구사?
강재섭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지만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급히 만났다.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지금으로서는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없다. 다만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공천을 취소하고 이재오 의원 자신도 출마를 안할테니 이상득 부의장도 출마를 포기하고 2선으로 물러나도록 하자. 이걸 계기로 문제가 된 집권세력의 인사문제도 정비를 하자'는 건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오 의원 측근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기사화했다는 것이 언론보도 내용.
이 동반불출마 건의의 뜻은 무엇일까를 놓고 설왕설래.
1. 친 이명박 진영의 양대 계보로 권력투쟁을 벌여 오던 이상득, 이재오 진영이 드디어 정면 승부에 들어갔다. 이재오 의원이 자기가 퇴진하면서 물귀신 작전으로 이상득 부의장도 물고 들어가 함께 동반퇴진하려는 것이다. 나이로 봐 이상득 부의장은 지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지만 이재오 의원은 상대적으로 젊어 컴백이 가능하고 공천파동으로 이미지 더 나빠지기 전에 퇴진했다 돌아온다는 계산이다.
2. 최근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 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15% 포인트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출마해 떨어지느니 불출마로 명예를 지키면서 이상득 부의장도 퇴진 시키는 일타쌍피를 노린다. 낙선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지만 퇴진하면 돌아오기 수월하다.
이런 해석들이 나왔는데 청와대 갔다 나오더니 측근들의 말이 바뀌어 청와대 회동에서 그런 말은 준비한 적도 없고 나오지도 않았다고 입을 싹 씻어 버렸다. 1. 안 나온 걸까? 2. 꺼냈다 사단이 나고 쑥 들어간 걸까? 3. 뭔가 합의가 있고 은밀히 진행되기 시작한 걸까?
"대통령 형이 공천 받으면 죽을 일이냐? 나더러 출마하지 말라고 회견한 사람들을 밀어 준 사람들이 힘이 쎈거다. 공천 준 사람 눈치보며 어쩔 수 없이 기자회견에 동참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재오 의원 사람들을 가리키는 듯, 어제 이상득 불출마 요구 멤버 55명 중 14명이 이재오 의원 계, 회견에 직접 나선 19명 중 10명 정도가 이재오 의원 계 의원들). 단독후보였는데 심사를 이틀이나 하고 공천 주드라, 대통령 형만 아니었음 그 자리에서 줬을 거다. 이 대통령 때문에 손해를 봤지 덕 본 건 없다. 5선 의원이지만 당에 가면 늘 뒤에 선다.
나도 겨우 공천 받았다. 내가 무슨 권력을 휘두르느냐. 공천할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사람들 많이 몰려왔다. 다 돌려보냈다. 오해 받을까 봐 아예 포항에 내려와 지내고 있다. 내가 출마를 포기하면 수도권 지지율이 올라 가냐? 내가 이 대통령한테 인사 부탁하면 내 동생이 형이 지저분하게 군다고 무시할 것 아니냐, 그렇게 못한다. 내 공천은 대통령하고도 관계없고 이재오 의원하고도 관계없다."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snip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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