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언더스탠드>의 주인공 테리는 젊은 비서와 바람이 나 스웨덴으로 도망친 남편에게서 받은 사랑의 상실감으로 요즘 까칠하다. 걸핏하면 시비, 수틀리면 버럭!하는 엄마 테리 탓에 네 딸들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엄마의 속을 박박 긁는다. 거기다 땅문제로 집에 찾아온 남편의 친구 데니(케빈 코스트너)까지 테리에게 은근슬쩍 추파를 던진다. 사포보다 더 까칠해진 테리가 외친다. "아, 제발 나를 가만 두라고!! 남편으로 인해 충분히 힘든데 왜 다들 날 가만두지 않는거야!! 변할거야!! 나도 변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 결국 둘도 없이 부드럽고 착한 여자였던 우리의 테리여사가 사랑하던 남편에 대한 분노로 툭하면 온갖 히스테리를 부리는 마귀할멈으로 변했다. 자신을 버리고 젊은 비서와 바람 난 남편에 대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테리,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그녀의 속을 썩이는 네 딸들, 능청스럽게 그녀에게 조금씩 접근하는 전직 야구선수이자 현직 라디오 DJ 데니.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다층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영화 <미스언더스탠드>는 감독 마이크 바인더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종종 무언가에 화를 내고 노여워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얼마 후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해이며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이를 시나리오로 옮겨 탄생했다. <미스언더스탠드>는 남성과 여성의 관점으로만 분노의 영향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찰함으로써 짜릿한 웃음과 가슴 벅찬 감동을 동시에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영화 <미스언더스탠드>는 감독에 의한 최고의 시나리오에 헐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주저 없이 한 자리에 모여 환상의 앙상블을 보여준다. 예전부터 자신의 영화와 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재능도 발휘해 온 마이크 바인더는 <미스언더스탠드>에서도 데니의 친구이자 라디오 PD인 세프 역으로 출연해 재치 있는 코믹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해준다. 어느 날은 매력적이다가도 다음 날에는 자신의 머리를 뽑아버릴 만큼 괴로워하는 테리 역의 조안 알렌은 <미스언더스탠드>가 그녀를 위한 영화라고 불려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캐릭터에 녹아 들어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고 그 결과, 평론가들과 영화팬들로부터 열띤 지지를 받았다. <늑대와 함께 춤을>, <보디가드> 등 케빈 코스트너가 이전 영화들에서 해왔던 역할들과는 달리 <미스언더스탠드>에서 그가 맡은 데니 역은 다소 엉뚱하고 능청스럽지만 매력 있는 중년 남자였다. <워터월드>의 실패 이후 <포스트맨>으로 최악의 감독상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던 그는 2003년 <오픈 레인지>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인 후 2005년 <미스언더스탠드>에서 데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평론가들의 호평에 힘입어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조안 알렌과 케빈 코스트너의 열연에 더 힘을 실어준 울프마이어 가의 네 딸들도 절정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장녀 하들리 역을 맡은 알리쉬아 위트는 영화 내내 긴장감을 가지는 엄마와의 관계가 자신의 실제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역에 매력을 느꼈다. 그녀는 엄마 테리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함께 어울리지 못하지만 결국에는 화해하는 과정에서 진짜 삶을 보는 것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어거스트 러쉬>의 히로인 케리 러셀은 네 딸 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테리와 대치되는 둘째 에밀리 역을 맡았고 장난기가 심한 셋째 앤디 역은 에리카 크리스텐슨이 맡아 열연했다. 영화의 나레이터이자 막내 뽀빠이 역은 에반 레이첼 우드에게 돌아갔다. 인디영화 <써틴>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노미네이션 되는 등 차근차근 연기자 경력을 쌓아가고 있던 그녀에게 뽀빠이 역은 최초로 코미디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였고 그녀는 그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한편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영화 전문사이트 조이씨네에서 ‘<미스언더스탠드>의 주인공 테리처럼 까칠해질 것 같은 여배우는?’이란 주제로 실시된 투표에서 ‘한예슬’이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 까칠하고 코믹한 ‘안나 조’ 역을 맡아 열연했던 한예슬은 ‘꼬라지하고는~’ 등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주인공. 극중 상대역으로 나왔던 오지호와 심지어 아역배우들에게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 부었던 ‘안나 조’의 모습은 화가 난 이후로 자신의 딸들과 옆집 남자 ‘데니’에게 까칠하게 구는 ‘테리’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한예슬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여진다. 웃음과 사랑은 물론 삶에 대한 통찰력을 담은 웰메이드 영화 <미스언더스탠드>는 3월 27일 개봉 예정이다. 프리존뉴스 채민정 인턴기자 (thesky909@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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