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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등록금 '인상 도미노'

이경희330 2008. 4. 12. 00:13
 
“배정 정원 줄어 인상 불가피”... “교육 원가를 공개하라”
성대 2000만원 최고... 서울시립대·부산대 900만원대 최저
로스쿨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로스쿨 입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대학들은 당초 예상했던 정원이 줄어들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비용 증가의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비난을 사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 로스쿨 연간 등록금은 2000만원으로 예비인가 대학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연세대(1950만원), 고려대(1900만원), 한양대·인하대·영남대(1800만원), 경희대(1760만원), 동아대(1700만원), 원광대·한국외대·건국대·(1600만원), 아주대·이화여대(1500만원), 서강대·중앙대(1400만원) 등의 순으로 높았다.

국립대 중에서는 서울대가 13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대는 당초 예비인가 신청 당시 1000만원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경북대는 1100만원으로 확정했으며, 강원대·제주대·전북대·전남대·충남대·충북대 등도 1000만원 선에서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로스쿨 등록금이 가장 싼 대학은 서울시립대로 950만원으로 정했으며, 부산대는 960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서울시 지원으로 ‘반값 로스쿨’을 추진하면서 700~800만원을 고려했었다.

이화여대와 중앙대는 1000만원대 후반으로 등록금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는 1500만원을 고려했지만 고려대 등 사립대 수준의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앙대도 당초 예상했던 정원보다 낮게 배정 받은 이유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양대 역시 1800만원에서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철송 법대학장은 “150명 신청했는데 100명 배정받다보니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도 예비인가 신청시보다 250만원 인상했고 서강대도 200만원 정도를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경희대도 연간 160만원을 더 올렸다.

대학들은 당초 예비인가 신청시 이보다 낮은 등록금을 제시했으나, 예상 정원보다 배정 정원이 줄어든 만큼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대 정원이 줄어든만큼 잉여정원을 다른 학부에서 활용 가능한 만큼 대학들이 로스쿨 유치를 위해 들인 비용을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로스쿨비대위 이창수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교육원가를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면서 “교육원가를 우선 따진 뒤 비싸다면 이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로스쿨 유치 대학들이 로스쿨 교육비용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로스쿨 교수라고 특히 월급을 더 많이 줘야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교수들을 무리하게 데려오고 시설비로 사용한 돈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려는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대학들이 이처럼 등록금을 올리는 이유는 대학 자율 사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측면이 강하다. 로스쿨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확정하게 되는 법학교육위원회도 아직 등록금 책정은 대학 자율이라는 입장이다.

김효신 법학교육위원은 “등록금 부분은 대학 자율로 정하도록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고민스럽다”며 “본인가 심의에 대해 아직 논의를 하지 않았지만 이를 규제할 방법은 아직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그러나 “로스쿨 예상인원과 배정 인원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등록금을 높이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해 과도한 인상에 대해서는 제재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늦어도 내주 초까지 예비인가 대학들로부터 등록금을 포함한 수정 신청서를 받아, 법학교육위원회 심사를 거쳐 6월 로스쿨 본인가 최종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한용수·신하영·정성민·김기중·나재민·민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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