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비싼 등록금 내는데...공개 환영"
교수는 "강의마다 특성 달라 일괄 평가는 곤란"
학교측 "올해부턴 등급 세분화해 더 강화"
동국대가 교수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학내 홈페이지에 공개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환영'의 뜻을, 교수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동국대가 25일 공개한 강의평가 결과. 교수들의 이름은 삭제돼 있다.
25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수강신청 기간동안 '2007년 2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수강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지난 학기 강의를 맡았던 교수 1049명의 평가점수와 등급을 공개한 것이다.
이명천 학사지원본부장은 "강의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교수 개개인에 대한 강의 평가결과를 공개하면 교수들에겐 수업의 질을 높이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의평가 공개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오영교 총장이 "고객인 학생이 제품(강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생각 하에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거치며 '혁신 전도사'로서 명성을 쌓아온 오 총장은 동국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108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8번뇌하는 심정으로 마련한 108가지 발전방안'이란 것이다. 키워드는 '고객'과 '성과'. 당시 오 총장은 "학생이 주인이 되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만족도를 수시로 체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동국대는 지난해 2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시점에 강의 평가를 2회 실시했다. ▲강의준비(30점) ▲강의진행과 방법(100점) ▲강의만족도(60점) ▲성적평가(10점) 항목에 대한 점수를 종합했다. 상위 20%에는 'Ex(Excellent) 등급'을, 그 뒤 60%에 해당하는 교수에겐 'G(Good) 등급'을, 하위 20%는 'Co(Common) 등급'을 부여했다. 수강신청 화면에도 해당 교수들의 점수와 등급이 공개됐다.
동국대는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교수들을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로 선정, 상장을 수여하고, 교수업적평가에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강사들의 경우 상위 20명을 선정해 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상장을 수여한다. 강사경력 증명서에도 성과가 명시된다. 반면 2회이상 하위 10% 등급을 받은 강사에겐 재위촉이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주형(법학3)씨는 "교수들의 강의평가는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며 "매학기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더 좋은 강의를 듣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재영(사회복지2)씨도 "교수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강의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며 "부실한 강의는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가 지난해 2학기 두차례에 걸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평가 문항.
반면 교수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정재형 교수회장은 "강의마다 특성이 다른데, 일괄적 기준으로 강의를 평가한 것을 참고자료 이상으로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좋은 강의라도 설문 문항에 부합하지 않아 저평가된 강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대학에서도 다 하고 있는 것을 단지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위해 공개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이번 평가결과 공개를 비판했다.
이번 평가에서 전체 3위를 차지한 이성철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도 "강의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공개함으로써 학업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학생들의 평가가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국대는 올해 강의평가에선 오히려 강의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천 학사지원본부장은 "교양·전공·실습·영어 강의별 특성을 살린 평가문항을 만들어 등급을 세분화하겠다"며 "강의평가를 통해 평가에 따라 20%씩 5등급에 걸쳐 구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올해 2번에 걸쳐 실시된 강의평가는 3번으로 확대된다. 교수들로 하여금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향을 수정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강의평가의 본래 목적이 강의의 질적 제고에 있는 만큼, 올해부턴 학기 초기에 한번 더 실시해 교수들로 하여금 수정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하영·나재민 기자>
◀ 동국대가 25일 공개한 강의평가 결과. 교수들의 이름은 삭제돼 있다.
25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수강신청 기간동안 '2007년 2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수강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지난 학기 강의를 맡았던 교수 1049명의 평가점수와 등급을 공개한 것이다.
이명천 학사지원본부장은 "강의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교수 개개인에 대한 강의 평가결과를 공개하면 교수들에겐 수업의 질을 높이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의평가 공개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오영교 총장이 "고객인 학생이 제품(강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생각 하에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거치며 '혁신 전도사'로서 명성을 쌓아온 오 총장은 동국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108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8번뇌하는 심정으로 마련한 108가지 발전방안'이란 것이다. 키워드는 '고객'과 '성과'. 당시 오 총장은 "학생이 주인이 되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만족도를 수시로 체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동국대는 지난해 2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시점에 강의 평가를 2회 실시했다. ▲강의준비(30점) ▲강의진행과 방법(100점) ▲강의만족도(60점) ▲성적평가(10점) 항목에 대한 점수를 종합했다. 상위 20%에는 'Ex(Excellent) 등급'을, 그 뒤 60%에 해당하는 교수에겐 'G(Good) 등급'을, 하위 20%는 'Co(Common) 등급'을 부여했다. 수강신청 화면에도 해당 교수들의 점수와 등급이 공개됐다.
동국대는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교수들을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로 선정, 상장을 수여하고, 교수업적평가에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강사들의 경우 상위 20명을 선정해 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상장을 수여한다. 강사경력 증명서에도 성과가 명시된다. 반면 2회이상 하위 10% 등급을 받은 강사에겐 재위촉이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주형(법학3)씨는 "교수들의 강의평가는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며 "매학기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더 좋은 강의를 듣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재영(사회복지2)씨도 "교수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강의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며 "부실한 강의는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가 지난해 2학기 두차례에 걸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평가 문항.
반면 교수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정재형 교수회장은 "강의마다 특성이 다른데, 일괄적 기준으로 강의를 평가한 것을 참고자료 이상으로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좋은 강의라도 설문 문항에 부합하지 않아 저평가된 강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대학에서도 다 하고 있는 것을 단지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위해 공개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이번 평가결과 공개를 비판했다.
이번 평가에서 전체 3위를 차지한 이성철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도 "강의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공개함으로써 학업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학생들의 평가가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국대는 올해 강의평가에선 오히려 강의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천 학사지원본부장은 "교양·전공·실습·영어 강의별 특성을 살린 평가문항을 만들어 등급을 세분화하겠다"며 "강의평가를 통해 평가에 따라 20%씩 5등급에 걸쳐 구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올해 2번에 걸쳐 실시된 강의평가는 3번으로 확대된다. 교수들로 하여금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향을 수정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강의평가의 본래 목적이 강의의 질적 제고에 있는 만큼, 올해부턴 학기 초기에 한번 더 실시해 교수들로 하여금 수정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하영·나재민 기자>
ⓒ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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