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교수 칼럼

노컷뉴스 해설 이필상 교수 우리나라 경제의 실상을 보면 이는 착시현상에 가깝다.

이경희330 2009. 4. 22. 11:11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속도가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는 94.5로서 전달의 92.9에 비해서 1.6포인트나 올랐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기침체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 하는 것이어서 보통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의 실상을 보면 이는 착시현상에 가깝다. 금융위기에 대한 과잉 불안감이 다소 해소됨에 따라 나타나는 반사적인 심리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자 외국자본의 지배도가 큰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도 불안이 컸다. 외국자본이 대거 빠져나가자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여 금융시장이 기능을 잃고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최근 G20 국가들이 5조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세계경제 위기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추경을 편성하여 총 17조7천억 원의 자금을 경기부양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자 경제가 빠른 속도로 안도감을 회복하고 경기선행지수를 급히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의 실질회복 여부는 실물경제에서 나타난다. 실물부문에서 투자가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이 소비를 증가시키며 소비가 다시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이 나타나야 비로소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아직 기업부실과 실업이 양산되는 구조적위기가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3.5%가 감소했다. 일자리는 19만 5천개가 줄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가 주저앉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로 큰 우려는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투기가 회복되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는 8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

최근 이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에 유입 되면서 주가가 40%이상 오르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1~2억 원씩 올랐다. 더욱이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세금감면, 초고층 뉴타운 건설 등 갖가지 부동산 경기 활성화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이대로 나갈 경우 우리경제는 다시 망국적 투기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경제는 결코 경기회복의 소문에 들뜨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구조조정을 과감히 실시하여 경기회복의 기회를 살려 나가야 한다. 또 신산업 발전을 서두르고 기업환경을 개선하여
창업과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다른 나라보다 먼저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시장을 차지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펴야 한다.


CBS 객원해설위원 이필상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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