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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靑에 대통령 눈-귀 가린 이들 있다"

이경희330 2008. 3. 25. 00:29

박영준 비서관 정조준 공격, 靑 "배후에 정두언 있는 것 안다"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사퇴를 총대 매고 나섰던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24일 청와대에 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박영준 인사비서관의 실명까지 거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선상반란의 배후에 정두언 의원이 있다며 대반격에 나서는 등 사태는 극한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남경필 "박영준 등이 대통령의 눈과 귀 가리고 있는 것 아니냐"

남경필 의원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전날 이명박계 55인이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 및 청와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게 어떤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크게 봐서 모든 게 인사의 문제였다"며 "결국은 내각정부를 구성하는 내각 인사가 맨 처음 문제가 됐다"며 작금의 한나라당 위기가 이 대통령의 각료-수석 부실인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했다.

남 의원은 이어 "또 국회의원들의 공천과정에서 인사 문제가 지금 문제가 됐기 때문에, 특히 내각과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문제 제기한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이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니냐, 청와대 내에"라고 청와대내 인사관련 비서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리고 그분들이 이상득 부의장님이라는 이런 대통령의 형님의 어떤 뜻을 팔거나 그러면서 인사를 잘못했던 것이 아니냐는 그런 걱정과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청와대 일부 인사들이 이상득 부의장의 권력내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그는 이에 진행자가 전날 공천자들이 박영준 비서관 등과 이를 방관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동시에 문제 제기를 한 거냐고 묻자 "네, 어제 모이신 분들의 그런 내용들에는 그런 것들이 다 포함이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전날 공천자들은 5개항의 요구사항중 하나로 부실인사를 한 청와대 인사책임자들에 대한 이 대통령의 문책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실명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과거 이상득 부의장 비서를 지내고 그후 이명박 대통령을 서울시장때부터 그림자처럼 보필해온 박영준 인사비서관 등을 우회적으로 지목했었고, 남경필 의원이 이를 확인사살해준 셈이다.

남 의원은 이상득 부의장이 공천 반납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오늘 방송사인가 어디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걸 보니까 이상득 부의장님의 용태에 찬성하시는 국민들이 77%이다. 특히 영남 지역에는 80%"라며 "모른다, 라는 응답을 빼면 거의 10명 중에 9분이 이상득 부의장님의 용태를 촉구하는 그런 답변을 했다. 이것이 나는 민심이라고 본다"며 거듭 불출마를 압박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초 발발한 권력투쟁에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숙 "수도권 지지율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다. 이상득 백의종군해야"

전날 이상득 부의장 사퇴 촉구문을 공천자들을 대표해 낭독했던 이재오계 박찬숙 의원도 이날 YTN과 전화 인터뷰에서 거듭 이상득 부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수도권 지지율이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다"며 최근 한나라당 지지율 급락에 위기감을 나타낸 뒤, "중심에 이상득 부의장이 있다. 책임지고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민심을 달래지 못하면 한나라당은 절대로 과반수 획득을 못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박영준 비서관 등의 사퇴를 요구하는 거냐는 질문에 대해선 "잘못된 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5개 요구항중 하나"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 고유명사 언급은 피했다.

청와대 격노 "누가 차도살인 노리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남경필 의원 등 수도권 공천자들이 박영준 비서관 실명까지 거론하며 청와대 비서실을 정조준하자, 청와대는 당연히 격노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은 이번 파문의 배후로 일반적으로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는 것과 달리, 정두언 의원을 핵심으로 지목했다. 전날 공천자들의 성명을 접한 뒤 정두언 의원 이름이 끼어있는 것을 보고 "정두언이 그럴 줄은 몰랐다. 제 무덤을 제가 파는 격"이라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4일에는 "정두언 의원의 차도살인지계에 이재오 의원이 놀아나고 있는 셈"이라고 한단계 더 강도 높은 질타를 가했다.

그는 "정 의원이 대선후 각종 인선과정에 자신의 입김이 먹히지 않고 있다고 판단, 기회를 보고 있다가 이번에 이재오 의원이 총선에서 떨어질지도 모를 최악의 위기에 몰리자 모든 책임을 이상득 부의장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선상반란을 배후에서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 증거로 정 의원에게 전체 그림을 그려준 또다른 인사로 서울 유명 모대학의 K모 교수 이름을 거론하기까지 했다.

그는 "초기 인사잘못 등에 대해선 대통령도 누차 잘못을 시인하고 각종 정책에서도 비판여론을 수용해 국정의 제 방향을 잡아가려고 애쓰는 시점에 발발한 이번 선상반란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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