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대표 2번 요구 뒤 한나라당 입당했다" 폭로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의 한나라당 입당을 두고 '변절이다' '소신이다' 말들이 많다.
김장수 전 국방장관은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 때 수행단으로 동행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꼿꼿한 자세로 악수를 한 것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꼿꼿장수'란 별명을 얻으며 일약 스타 장관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김장수 장관은 군의 명예를 고려해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할 때 의도적으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고 밝혀 군은 물론이고 국민들과 정치권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 그가 16일 참여정부의 장관직을 그만둔 지 불과 20여일 만에 전격적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사를 찾아 강재섭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의 서비스는 안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여당의 입장에서 안보와 국방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한나라당 측의 집요한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당초 한나라당의 입당권유를 완강히 거절했지만,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삼고초려에 버금가는 설득작전을 이기지 못하고 한나라당행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방북 당시 보여준 김 전 장관의 처신이 한나라당의 '안보코드'와 일치하고 당 지도부의 삼고초려를 명분 삼아 한나라당 입당을 결정했지만 김 전 장관의 행보는 여러가지 면에서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세태가 바뀌어 조선조 단종의 충신 성삼문이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고 한 그 지조를 오늘의 장관들에게 바랄 바는 아니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최소한 지켜야할 '금도'란 것이 있는데 김 전 장관이 이에 대해 일말의 고민이라도 한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김 전 장관의 정치권 양다리 걸치기 행태는 더욱 낮 뜨겁다.
김 정 장관의 한나라당 입당사실이 알려지자 통합민주당은 "김 전 장관은 3월 1일 손학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60만 군의 명예를 위해서 비례대표 2번을 달라고 요구했었고 그렇게 약속했었다"고 입당교섭 사실을 전격 폭로했다.
야당과의 영입교섭이 한창 진행되던 와중에서 그것도 당선이 보장되는 비례대표 2번을 약속 받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영입제의에 응하고 나선 것은 김 전 장관이 어떤 가치와 기준에 따라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야당의 영입제의에 비례대표 2번을 요구한 것도 그렇고, 약속을 받고도 한나라당에서 더 나은 제의가 들어오자 다시 약속을 저버리는 것도 그렇고, 어디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 버린 꼿꼿장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정치적 잇속에 밝은, 신의나 의리는 뒷전인 정치꾼의 전형적인 모습 뿐이다.
김 전 장관이 지난달 말 모교인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생도들에게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장관하던 시절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김 전 장관의 최근 행태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김 전 장관이 구상했던 '최고의 날'은 양다리 걸치기를 하다가 집권 여당에 몸을 담는 철새 정치인의 형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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