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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공황적 금융위기' 경고

이경희330 2007. 9. 7. 23:54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준(FRB) 전 의장이 현재의 신용 위기는 지난 1987년 주가 대폭락이 일어났던 '블랙 먼데이',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등과 유사하다며 극한적 위기감을 토로했다.

그린스펀 "지금은 공포가 시장 지배. 87년-98년처럼 심각"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전일 워싱턴에서 학술지 <브루킹스 페이퍼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참석,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7주 동안 일어났던 금융시장의 행동들은 여러 측면에서 지난 1998년 LTCM 파산과 1987년 블랙 먼데이와 매우 유사하다"며 "또한 지난 1837년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와 1907년 미국 은행업 위기와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취감은 경기 확장을, 공포는 경기 수축을 각각 야기한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은 확장과 수축을 같은 것으로 보려 하지만 이는 엄연히 구분되는 것이고 현재는 '도취'보다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 본성상 '도취'는 경기가 수년 간 확장세를 이어갈 때 나타나고 거품으로 이어진다"며 "이 거품들은 열병(금융위기)으로 비화하기 전까지는 제거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이 지금 부동산-주식 등 자산거품 파열기에 본격 접어들었음을 지적했다.

한편 그는 "거품은 금리 조정으로 제거할 수 없다"며 "1994~1995년 주식시장 버블 당시 금리를 두 배로 올려 주식시장 활황을 멈추게 했지만 금리인상을 멈추자 주가는 급락했다. 199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자신을 부동산-주식거품의 주범으로 보는 시각에 항변했다.

그는 "인류는 절대로 거품과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 16년간 미연준을 지배했던 그린스펀이 세계경제가 공황적 위기상황에 직면했음을 지적, 파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공황전문가들 "탐욕이 지배하다 공포가 찾아오는 순간 공황 도래"

그린스펀의 주장은 2001년 9.11사태 발발직후 연방기준금리를 1%수준으로까지 낮춤으로써 전세계적 거품이 초래됐다며 그를 "미스터 버블"이라고 비판하는 경제전문가들에 대해 해명성 항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그린스펀이 공개리에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대출) 쇼크로 촉발된 현재의 금융위기를 과거 87년, 98년의 심각한 금융위기와 동일한 것으로 비교하며, 특히 이 과정에 공황 도래의 우회적 표현인 "공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황전문가들은 "탐욕이 시장을 지배하다가 어느 순간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순간 공황이 도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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