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 증서 수여식보다는 무료 급식이나 공부방 활동 모습이 사회 공헌 활동 사진으로 더 낫지 않을까요?”
“공부방이나 사회복지 시설에서의 봉사 활동은 다른 기업체에서도 많이 하는 것이지만, 글로벌 투자 전문가 장학생 선발은 미래에셋만이 하고 있는 것이라 그걸 좀 써주셨으면 합니다.”
사회 공헌 관련 사진을 요청하자 미래에셋그룹 사회공헌실 담당자가 한 말이다. 최근 미래에셋은 경영·경제 분야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다른 장학재단 중에서 공학·기술 분야나 예술계 인재를 지원하는 곳도 있지만 경영·경제 분야의 인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미래에셋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사회 공헌 활동은 그룹 회장의 이름을 딴 ‘박현주 재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2000년 3월 박 회장은 창업 후 받은 성과급 75억 원을 털어 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재단이사장은 물론 이사진에도 본인의 이름을 올리지 않아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박현주 재단의 이사장은 한국 경제학계의 원로인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가 맡았고 이필상 고려대 교수,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백창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등이 이사진을,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감사를 맡았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재단이 탈세의 도구라거나 생색내기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최근 재벌 그룹 회장들이 직접 작업복을 입고 봉사 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박 회장은 홍보용 또는 구색 맞추기 식으로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직접 현장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인재 육성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외계층 지원 활동을 등한시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미래에셋의 사회 공헌 활동은 크게 △교육 △사회복지 △자원 봉사 활동 분야로 나뉜다.
박 회장, ‘생색내기 봉사활동 싫어’교육 분야의 경우, 글로벌 투자 전문가 장학생 제도는 2006년 시작해 지난해 23명, 올해 25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 수여식을 가졌다(사진 참조). 또 올해부터 시작한 해외 교환 장학생 프로그램은 연간 100명을 선발하고 등록금, 항공료, 체재비를 지원한다. 미래에셋 측은 “선발된 학생들이 향후 미래에셋에 취업해야 한다는 등의 특별한 조건은 없다. 순수 사회 공헌 활동으로 국가적인 인재를 발굴한다는 취지”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기 위해 어린이 경제교실, 틴틴 경제캠프 등의 각종 교육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9개의 공부방을 선정해 중국 상하이 3박4일 문화체험을 진행하는 ‘공부방 글로벌 문화체험단’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양로원, 장애인 시설, 공부방 등에 PC, 쌀, 무료 급식, 연탄, 김장김치, 성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책 읽을 기회가 부족한 저소득층 공부방 아동들을 위한 희망 도서 지원, 장애아동과 소외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테마 캠프를 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의 활동 외에도 각 계열사별로 자원 봉사 활동이 활발하다. 매주 또는 매월 정기적으로 아동, 노인, 장애인 복지시설의 무료 급식, 목욕 봉사, 연탄 배달, 1사1촌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원 봉사 활동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참여도가 꽤 높은 편이라고 미래에셋 측은 설명하고 있다.
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