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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학생 기숙사 신축으로 개운사 "수행환경·문화제 훼손 우려

이경희330 2008. 10. 22. 22:50
고려대 기숙사 신축 인근 사찰과 마찰
개운사 "수행환경·문화제 훼손 우려" 공사중단 요구
고려대(총장 이기수)가 기숙사 건축문제로 인근 사찰인 개운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고려대가 개운산 중턱에 짓고 있는 지상 7층 규모의 학생 기숙사에 대해 개운사가 '수행환경'을 해치고, 경내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운사 주지인 범해 스님은 21일 서울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대 기숙사 신축현장은 경내 문화재인 마애불로부터 86m, 개운사로부터는 12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같은 암반지대에 위치해 마애불이 진동에 의한 훼손 가능성이 높고 소음·분진으로 인해 수행환경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주민·불교계와의 합의 시까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범해 스님은 "고려대와 현대산업개발이 거대 기숙사를 신축하면서도 이를 주변 사찰과 주택에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개운사와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에 의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아울러 성북구청에서는 서울시문화재보호조례에 문화재와 건축현장간의 거리규정인 50m를 초과하더라도 역사와 문화, 경관을 훼손할 위험이 있을 때 문화재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이를 이행치 않고 공사를 허가함으로써 사찰과 문화재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운사측은 또 △기숙사 4층 이하 저층화 △소음·진동에 대한 지속적인 계측 △문화재 보호에 대한 재심사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재실시 △주민 참여 감시체제 확립도 요구했다.

반면 고려대측은 기숙사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단는 입장이다. 김규혁 고려대 관리처장은 "수행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기적인 법회 때는 소음을 줄이도록 (시공사측에) 요청했다"며 "경내 문화재와는 50미터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규혁 처장은 "진동계측도 해 보았지만 평상시와 공사시 간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외국인 학생들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수용할 기숙사가 필요하고 더군다나 법적인 문제도 없는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간 양측은, 지난 달 23일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개운사 주지 범해스님을 방문하는 등 기숙사 신축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나 갈등을 좁히진 못했다.

이에 개운사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22일 고려대 정문 앞에서 기숙사 공사 저지를 위한 법회를 준비하고 있는 등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 기숙사는 지난 2006년 3월 성북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올해 9월 사학진흥재단 등의 투자를 받아 민자유치(BTO)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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