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SBS '칼잡이 오수정'의 강성진
극중 상황이 코미디지 한번도 웃기기 위해 애쓴적이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 조연과 카메오로 등장하며 연기력을 평가받아온 강성진이다.
이번에는 MBC '어느 멋진날'에 이은 1년만의 드라마 복귀작 SBS '칼잡이 오수정'에서 멋진 사기꾼으로 정우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강성진은 진지하지만 관객들은 웃는다. 그는 인상을 쓰고 있지만 내용은 재미있다. 그가 추구해온 연기 방향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지는 몰라도 그의 연기속에는 웃음 인자가 담겨있는 듯하다.
앗!그러고 보니 그의 30여편에 달하는 영화 필모그라피에서 딱히 코미디 캐릭터를 최근에 꼽아보려니 꼽을 만한게 없다.
"'실미도'이후로는 전 한번도 웃기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요. 초창기 조연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연상하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좀처럼 제 정극 연기에 확실한 인상을 못받으셨나봐요.그건 제 노력 부족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실미도' '썸' '야수' '쏜다' 그리고 앞으로 추석에 공개될 '권순분 납치사건'까지 그는 웃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칼잡이 오수정'에서 보여주는 세련되고 성공한 남자같은 사기꾼 역할은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확실한 연기 변신을 위해 전력 질주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강성진이 늘 주장하고 해온 것은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터지는 웃음이지 웃기기 위한 웃음은 절대 사양이라는 얘기다. 강성진은 PD를 직접 찾아가 '정우탁 캐릭터를 한번 맡겨봐달라'고 설득해 마침내 따내는데 성공했고 지금 폭넓은 연기의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깡패수업'스태프 출신, 누구보다 현장의 심정을 잘안다
어느 정도 알려진 대로 강우석 감독의 연출부이자 '주유소 습격사건' 김상진 감독의 제작부 출신으로 오늘날 배우로 자리잡았다. 지금보다 훨씬 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어온 영화 현장의 스태프의 일이란 거의 수퍼맨을 방불케했다. 배우 관리부터 극장 표 수급, 선전 홍보 '찌라시' 뿌리기 등 온갖 잡일과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바닥에서 부터 철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래서 강성진은 언제나 현장의 스태프들을 최우선으로 친다. "배우가 잘되는 것은 결국 현장 스태프가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우쭐댈 일이 아니라 그들과 저는 위치만 다를 뿐 하는 일은 작품의 완성도라는 목표를 위해 똑같이 땀흘리는 거 거든요."
강성진이 보여주는 멜러를 기대해 달라는 주문도 빼놓지 않는다. 부인과의 5년간의 연애, 2년의 결혼 생활처럼 오수정과의 알콩달콩 불균형해 보이는 구도는 경험에서 우러나는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정말이지 할수록 어려운 게 연기라는 걸 절감합니다. 그런데 자꾸 안주하려하면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금세 알아차리시죠. 그렇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그게 제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원동력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혹시나 코믹한 이미지로 인해 웃길 줄 알았던 기대를 배반하며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강성진의 진심이 점점 시청자와 접속되길 기대해본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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