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세계적인 경제 공황에 대한 위기감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 총장들이 급여 일부를 반환하거나 인상 요구를 보류하겠다는 발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교육부가 대학 총장 급여 현황을 공개했고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일부 대학 총장들이 월급 일부를 대학에 돌려주거나 인상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등교육센터 펫 콜랜 회장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여러 대학 경영자들이 자신의 급여를 환원하겠다며 나서는 것은 대학의 입장에서나 사회적 차원에서나 고무적인 일”이라고 반겼다.
콜랜 회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은 높아지고, 교직원 감원이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어도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는 대학 총장의 모습은 그다지 좋아보일 수 만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워싱텅대 세인트루이스 마크 라이턴 총장, 펜실베이니아대 에이미 굿맨 총장, 워싱턴대 마크 애머트 총장, 워싱턴주립대 앨슨 플로이드 총장
워싱턴대 세인트 루이스의 마크 라이턴 총장은 지난 20일 2개월분 기본급 5%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턴 총장은 “지난 7월 이후 대학 기부금이 25% 가량 줄었다”며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고 대학 교직원들의 임금인상폭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라이턴 총장의 기본급은 56만 달러(약 8억 2000만원)로 기타 상여금까지 포함 약 78만 달러(약 11억 4270만원) 수준. 그는 다른 이사직을 겸해 36만 달러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
라이턴 총장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대학 각 행정 부서에서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마저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봉 일부 반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8일 펜실베이니아대 에이미 굿맨 총장은 남편과 함께 10만 달러(약 1억 4600만원)을 학부생 연구기부금으로 내놨다. 굿맨 총장은 지난 2006년 100만 달러(약 14억 6500만원)의 연봉을 받는 8개 사립대 총장 중 한 명이었다.
워싱턴 주에서도 고등 교육 예산 삭감안이 굳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2명의 고연봉 대학 총장들이 연봉 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나섰다.
국립대 총장 중 고액 연봉자 2위 워싱턴대 마크 애머트 총장은 연봉 인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크 총장은 약 90만 달러(약 13억 1850만원)를 대학으로부터 받고 있으며 외부에서 별도로 약 34만 달러(약 4억 9800만원)를 더 받는다.
60만 달러(약 8억 7900만원)의 연봉을 받다가 이번 가을학기 12만 5000달러 급여가 인상된 워싱턴주립대 앨슨 플로이드 총장도 인상분의 대부분인 10만달러(약 1억 4650만원)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총장은 “대학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인 만큼 인상분을 삭감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가에도 급여 일부 반환, 기부금 기탁을 넘어 무보수로 일하는 총장이 없지 않다. 지난 2005년 3월 취임한 이효계 숭실대 총장이 첫 무보수를 선언했고 손병두 서강대 총장, 가장 최근에는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도 취임 후 1년간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 대학 총장들의 자진 연봉 삭감이나 인상 보류 등의 선언이 '때가 때인만큼' 우리 대학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져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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