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도 '우먼 파워'가 거세다. 주요 대학병원 수장에 여성들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최근 사회 각 분야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이 보수적인 의료계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학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가운데 여성이 의료원장이나 병원장을 맡고 있는 곳은 한림대의료원과 이화여대의료원, 을지재단 산하 서울 을지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등이다. 을지재단의 경우 지난 7월 성형외과 홍성희(45) 교수가 서울 을지병원장에 오른데 이어, 1일 산부인과 박준숙(52) 교수가 대전 을지대병원 신임 원장에 취임했다.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8월 산하 6개 병원에 근무하는 700명의 의사와 8000여명의 직원을 총괄하는 의료원장으로 이혜란(55) 전 강동성심병원장을 선임했다. 이화여대의료원은 지난해 7월 서현숙(60) 전 목동병원장을 의료원장으로 앉혔다. 여성 의료인의 대표격으로는 가천의대와 길병원을 거느리고 있는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이 있지만 여성 병원장들은 이 회장 같은 설립자나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병원 경영의 중책에 임명돼 최근의 사회 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분석이다. 여성 병원장들은 남성 못지않은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이혜란 한림대의료원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산하 병원간 업무 조정 능력과 경영 성과, 대외 이미지 제고에서 높은 평점을 얻고 있다. 의료원 관계자는 "남성 수장들이 업무 조정에서 갈등을 빚는 측면이 있다면 새 의료원장은 포용과 긍정의 힘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성희 서울 을지병원장도 취임 후 통합검사예약센터 구축 등 선진 의료시스템 구현에 힘써 왔으며,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을 실시해 직원간 화합과 융화를 통한 '친절한 병원'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현숙 이화여대의료원장은 여성암전문병원 건립과 동대문병원 통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일일 요리사'로 나서는 등 이색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올초 시행된 국가시험에서 신규 의사면허 취득자의 33.5%가 여성이었다"면서 "이런 상황에 비춰 여성 의료계 수장은 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이들의 경영 성과가 빛을 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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