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에 연류돼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박명수(47) 우리은행 여자농구팀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한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11일 `2008 스포츠와 성폭력에 대한 인권 보고서`편을 통해 스포츠계 성추행 실태를 고발했던 KBS 1TV 시사기획 `쌈`은 17일 2편을 통해 변화와 반성 없는 스포츠계의 현실을 재조명했다.
특히 이날 `쌈` 제작진은 박명수 감독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은폐된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방송에 따르면 우리은행 구단 측에서 기업 이미지 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박명수 감독의 추가 성폭력 사건, 구타 사건 등에 대해 발설하지 말 것을 선수들에게 강요했다.
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도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공식적인 진상 조사조차 없이 사건을 덮었고, 구단은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취재 팀에게 폭언과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면서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한 선수는 인터뷰에서 "무사히 넘어가는 걸 보고 `내가 이야기해봤자 나만 다치지`하고 생각했다"며 "고문당하듯 한 시간 동안 뛰게 하고 팀에서 자르겠다고 협박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김동욱 전무는 "알아볼 필요도 없다"며 "소문을 가지고 뭐 하는 거냐. 소문이 나면 우리가 모두 조사해야 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술 더 떠 또 다른 WKBL 관계자는 "박명수 감독 사건도 선수가 당한 건지 감독이 당한 건지 의심스럽다"고 피해 선수들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제작진은 "성추행 사건으로 문제가 된 학교와 구단은 아직도 여자 선수들이 1년 내내 숙소 생활을 하지만 남자 지도자들이 제재 없이 그곳을 드나들고 있다"면서 "성추행 가해자의 엄격한 처벌과 단계적인 합숙소 폐지가 우선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네티즌, "스포츠계는 자정이 불가능한 별천지 같은 집단"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 된 이후 반성은커녕 제2의 발설을 막기 위한 무언의 협박만이 존재하고 있는 스포츠계의 현실에 공분해야만 했다.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스포츠계를 성토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아이디가 `worldstark`인 네티즌은 "뻔한 사실을 잡아떼는 모습에 감탄할 따름이다. 사람처럼 사는 게 참 힘든 모양이다. 일부 감독들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 짓을 해 놓고도 제 마누라와 자식들을 떳떳히 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사람이 아니기를 포기한 자들은 인간 대우가 필요 없다"며 "성폭행에 가담했던 감독 혹은 체육지도자 여러분 가슴에 손을 대고 자기자신을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dh321`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운동하려면 코치들에게 돈 바쳐야 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몸까지 바쳐야 한다니 기막히다 못해 눈물이 나오려 한다"며 "눈앞에서 자식들이 뺨 맞고 엉덩이 두들겨 맞아도 아무 소리 못하는 게 운동선수 둔 학부모들"이라고 한탄했다.
네티즌 `wwww1003`는 "이 땅에서 어른이라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다"며 "말이 안 통하는 조직이라면 상위 권력기관에서 강제적인 제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스포츠계는 자정 능력이 불가능해 보이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사법부를 비판하는 의견도 게재 됐다. 아이디 `romeo0726`는 "나도 남자지만 판결이 참 거시기하다"며 "만취 상태였다고 성폭행 형량이 감소 되다니 웃기는 감독에 웃기는 판사"라고 말했고, `ggum3`는 "법을 집행하는 판사의 의식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