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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 언제 입 여나” 측근들 원성 높아가

이경희330 2008. 3. 4. 00:08
문희 “박 전 대표, 손발 다 떠나간 다음에 말하려나” 원망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프리존미디어 DB
한나라당이 4.9총선 공천을 확정지으면서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대거 탈락하고 있어 측근들의 불만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

1차 심사 과정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이 줄줄이 탈락한데 이어 현역 의원 가운데는 문희 의원이 최초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측근들은 금주 중 발표되는 최종공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주말 공천심사위원회가 확정한 71명의 공천 내정자 가운데 ‘친이’ 측은 48명인 반면, ‘친박’ 측은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박 전 대표 측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결과는 ‘안봐도 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이의제기를 하거나 강경발언을 해 줄 법도 한데 현재까지의 심사 결과에 대해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어 내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과 지지자들은 어느 조직보다 결속력이 강하지만 최근 공천 결과를 놓고 대열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 금천에 공천을 신청한 문희(비례대표) 의원은 최종 2배수 압축에 들지 못하면서 사실상 공천이 좌절됐다.

문 의원은 심사결과에 대해 3일 당 지도부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공심위에 재심청구를 한 상태이지만 사실상 공천결과가 번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이날 <프리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에게 원망의 목소리를 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지방유세 일정 등을 통해 박 전 대표를 적극 도왔던 그는 “박 전 대표가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 손발이 다 떠나간 다음에 말하면 무엇하느냐”고 원망했다.

문 의원은 “내가 ‘친박’이어서 탈락했다고 비약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박 전 대표가 지금 나서지 않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섭섭하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표를 대신해 공천 탈락자들을 다독이고 있는 김무성 의원(부산 남구을)도 “박 전 대표가 도통 아무말씀 안하신다”며 “조만간 입장표명이 있지 않겠느냐. 좀 더 기다려보자”고 측근들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의 측근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큰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 등지의 공천결과가 발표된 현재까지의 상황에서는 목소리를 낼 만한 사태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 측근들과는 확실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더욱 애가 타는 원외 인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집단탈당’까지 심도있게 논의하는 등 한층 격앙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당협위원장은 “박 전 대표가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잘못 생각하고 계신 듯하다”며 “저쪽을 믿고 계시지만 우리로선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탈락한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조만간 당에 ‘경선’을 요구할 계획이며, 이 같은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탈당’을 통한 무소속 연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전국적인 공천 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기류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한 측근은 “경선 때 박 전 대표는 ‘원칙’을 주장했고 지지자들도 이를 따라 ‘원칙’을 믿었다. 그러나 지금 너무 후회된다. 정치에 원칙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요식행위로 1차 관문은 통과시켰어도 최종결과를 두고 보라. 우리 모두 대거 탈락할게 뻔하다”고 말했다.

프리존뉴스 박지윤 기자(kocolit@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