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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노골적 반격 나서, 정가 "YS-DJ는 역시 난형난제"

이경희330 2008. 3. 22. 01:16

차남 김홍업 의원, 박지원 비서실장의 공천탈락에 침묵하던 김대중 전대통령이 21일 통합민주당 지도부의 약속 파기를 비판하며 반격에 나서, 파란이 일고 있다.

특히 김 전대통령측은 민주당 지도부가 김홍업-박지원 공천을 약속했었다고 주장, 사전에 물밑거래 시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자초하고 있다.

DJ측 "당이 걱정하지 말라고 해 공천 신청한 것"

김 전 대통령측은 이날 최경환 비서관 명의의 논평을 통해 "박 실장과 김 의원은 공천 신청 전에 미리 당 지도부에 공천 문제를 이야기하고, 당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공천을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김 전 대통령은 당은 비리에 관련된 사람을 배제할 책임도 있지만, 억울하게 조작된 일로 희생된 사람의 한을 풀어줄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의 공천 탈락에 노골적 불만을 토로했다.

논평은 특히 김홍업 의원 공천탈락과 관련, "김 의원의 경우 같은 문제를 두고 지난 번에는 괜찮다고 공천을 주고, 이번에는 불가하다고 공천을 주지 않았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이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더욱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더블스코어로 압승하게 해 심판을 내린 지역구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논평은 그러면서도 박 실장이 지난 20일 전남 목포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 의원도 금명간 무안.신안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인 것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두 분의 출마 문제는 두 분이 각자 선거구민과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DJ의 노골적 지원사격

정가에서는 김 전대통령의 이날 성명이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예정인 박지원-김홍업에 대한 노골적 지원사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박재승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혁명'으로 박지원-김홍업이 공천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된 이래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일각에서는 김 전대통령이 박지원-김홍업이 출마할 지역에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내보내주기를 희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고, 실제로 김 전대통령의 최측근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사석에서 이런 뉘앙스의 전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20일 손학규-박상천 대표와의 벼랑끝 대치끝에 전략공천-비례대표 공천도 지역구 공천이상의 엄격한 잣대로 하기로 하면서, 김 전대통령의 반격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YS가 차남 김현철 공천배제에 대한 울분을 친박계 김무성 의원 공천탈락을 빌미로 폭발하더니, 이번에는 DJ가 차남 김홍업 공천탈락에 대한 반격에 나선 모양새"라며 "역시 YS와 DJ는 난형난제"라고 비꼬았다.

김홍업이 더블포인트 승리?

한편 이날 최경환 비서관이 논평에서 김홍업 의원과 관련, "주민들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더블스코어로 압승하게 해 심판을 받았다"고 주장한 대목은 과장이 아니냐는 논란도 낳고 있다.

<전남매일>은 지난해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4월26일 김홍업 당선과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범 여권의 총력 지원속에 낙승을 거둬 호남정치권에서 김(DJ)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재차 확인됐다"면서도 "김 후보의 공천과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했던 무안지역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동교동계 가신(家臣)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출동했지만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8%에 불과했다"고 보도했었다.

<전남매일>은 이어 "민주당 김 후보의 당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남 영향력이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역민심이 과거처럼 민주당에 맹목적으로 휩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고 힐난했었다.

이에 대해 김홍업 의원실은 "<전남매일> 인용 보도 부분에서 8%는 잘못된 데이터이고 실제 20% 가까운 격차로 당선됐다"며 "무안지역의 선거결과가 마치 무안.신안 통틀어서 8% 차이 승리인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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