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목적어의 유무에 따라 타동사와 자동사로 구분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는 데, 동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행위자의 동작을 표현하는 것인 지 아니면 행위자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인 지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행위자의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군을 가리켜 ‘동작동사(action verbs) 혹은 행위동사’라 부르며, 행위자의 상태를 표현하는 동사군을 ‘상태동사(non-action verbs 혹은 static verbs)’라고 부른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특히 상태동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동사(動詞)’는 말 그래도 행위자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동사의 대부분은 ‘동작동사(action verbs)’로 분류될 수 있고 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과거형, 과거완료형, 진행형 등으로 자유롭게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상태동사(non-action verbs)’로 분류되는 경우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을 보자.
예문) I am a Korean. (O) 나는 한국인이다.
I am being a Korean (X) 나는 한국인인 중이다.
‘Be 동사’는 대표적인 상태동사로 이를 진행형으로 사용할 경우 그 의미가 아주 우스꽝스러워진다. 이렇게 진행으로 쓰기 어려운 상태동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보도록 하자.
*************
상태동사의 종류
*************
1. 존재: be, become, exist, consist 등
2. 생각: think, know, believe, doubt, forget, recognize, agree, disagree,
remember, understand, mean 등
3. 필요: want, need, wish, hope 등
4. 소유: have, own, possess, belong 등
5. 감정: love, like, dislike, hate, fear, envy, mind, prefer, appreciate 등
6. 감각: see, hear, smell, taste, feel, sound 등
7. 모습: seem, look, appear, resemble, weigh 등
예문) I agree with your opinion. (O) 나는 너의 의견에 동의한다.
I am agreeing with your opinion (X) 나는 너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중이다.
I need a paper to write it down. (O) 나는 그것을 적을 종이가 필요하다.
I am needing a paper to write it down. (X) 나는 그것을 적을 종이가 필요한 중이다.
I have some money. (O) 내게는 약간의 돈이 있다.
I am having some money. (X) 내게는 약간의 돈이 있는 중이다.
I hate deceitful ones. (O) 나는 거짓말쟁이들은 싫어한다.
I am hating deceitful ones. (X) 나는 거짓말쟁이들을 싫어하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말로 해석할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도 얼마든 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사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말로 어색하지 않다고 해서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어색하지 않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행형이 무엇인 지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어에서 말하는 ‘진행형’이란, 동사가 가지는 본래의 뜻이 무엇이던 간에 해당동사가 나타내려는 것의 진행상태 그 자체와 진행과정에 집중하는 표현이다. 즉 “~하는 중이다” 라는 의미가 아주 강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동작동사에서처럼 자연스러운 해석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다음을 보자.
예문) I like an apple.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
I am liking an apple. 나는 사과를 좋아하고 있다. (X)
나는 사과를 좋아하는 중이다. (O)
우리말로 대충 해석해 볼 때, like를 진행으로 써도 그럭저럭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해석 자체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하는 중이다” 형태로 바꾸어 말할 때 의미가 괴상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영어에서의 진행형이 진행 상태에 그 자체에 집중하는 표현이면서 동시에 진행과정을 중시하는 표현인 데 비해 우리말에서의 진행형은 단순히 지속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즉, 우리말에서와 영어에서의 진행형은 그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상태동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그렇게 만만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자, 이제 상태동사를 사용하는 데 있어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보자.
*************
상태동사의 함정
*************
1. 단순암기 금물! 의미를 이해하자.
예문) I have lunch. (O) 나는 점심식사를 먹는다.
I am having lunch. (O) 나는 점심식사를 먹고 있는 중이다.
‘have'는 소유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태동사이고 따라서 진행형을 쓰면 우스워진다 했다. 그런데 위의 예에서 볼 때,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렇듯 상태동사를 단순히 암시해서는 안 된다. 많은 동사들이 상태동사적인 뜻과 동작동사적인 뜻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상태동사로 사용될 때에만 위에서 말한 진행형으로의 제약을 받는 것이다. 다음의 예를 보자.
예문) It looks good. (O) 이것은 보기 좋다.
It is looking good. (X) 이것은 보기 좋은 중이다.
I look for a post office. (O) 나는 우체국을 찾는다.
I am looking for a post office (O) 나는 우체국을 찾는 중이다.
2. 구어적인 표현을 이해하자.
미국에서 들어온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체인인 맥도날드(McDonald's)의 광고문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예문) I'm lovin' it! = I am loving it! 나는 그것을 사랑하고 있는 중이다!
동사 ‘love'가 감정을 나타내는 상태동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 진행형으로 쓰이고 있다. 광고 문구다 보니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한 때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던 락그룹 스콜피온스(Scorpions)의 노래 'Still loving you'에서조차 "I am still loving you" 라는 구절이 나오고, 필자가 미국에서 생활을 할 때에도 상태동사의 진행형으로의 사용을 드문드문 목격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결론은, “상태동사의 진행형 불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문어체에서의 규칙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영작을 하거나 시험에서 답을 골라야 하는 경우에는 당연이 오늘 우리가 공부한 내용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단, 구어적으로는 그 벽이 대단히 많이 허물어져 있으며 계속 허물어지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도록 하자.
'외국어를 배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8강] 시제 - 진행형/완료진행형 (0) | 2007.09.06 |
---|---|
[7강] 시제 - 완료시제 (0) | 2007.09.06 |
[5강] 시제 - 단순시제 (0) | 2007.09.06 |
[4강] 사역동사와 지각동사 (0) | 2007.09.06 |
[4강] 사역동사와 지각동사 (0) | 2007.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