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은 내부의 문제고 다른 한 쪽은 외부의 문제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양 후보 캠프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힐러리 진영은 승부가 기울었다는 내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어 누가 이런 현실을 일깨울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반면 오바마는 갑작스럽게 아프리카 의상을 입은 사진이 유출되면서 힐러리 진영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의원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의원에게 누가 사퇴를 권고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민주당 고참 의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명 보수논객인 로버트 노박은 2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19일 위스콘신 프라이머리(예비경선) 전부터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노박에 따르면 당시 최선의 시나리오는 힐러리가 위스콘신 경선 전에 자신의 패배 구도를 인정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을 포기하는 것. 그러나 만약 힐러리가 위스콘신 경선에서 승리한 뒤 오하이오와 텍사스주 프라이머리를 향해 돌진할 경우에는 `악몽'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게 민주당 내부의 의견이었다. 현재는 후자에 가까운 상황이다. 힐러리는 위스콘신 프라이머리에서 패배했지만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 대역전의 발판을 이뤄내겠다며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 그러나 텍사스에서는 오바마와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그나마 앞서고 있던 오하이오주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심지어는 힐러리의 열렬한 지지자인 테드 스트릭랜드 오하이오 주지사마저도 위스콘신 프라이머리 이후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내놨을 정도다. 또 3개월 전만 해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존 매케인 의원이 공화당 대선주자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등 외부 상황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 노박의 진단이다. 과거에는 힐러리를 `완벽한 후보'라며 치켜세우던 민주당 지지자들도 지금은 힐러리가 매케인에 대적할 수 없다며 "경선을 포기하는 것만이 민주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의상 사진 논란
반면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의원의 뿌리가 아프리카 흑인임을 상기케 하는 복장차림의 오바마 사진이 공개돼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오바마 캠프는 문제의 이 사진이 최근 11연패의 늪에 빠진 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텍사스와 오하이오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 진영에서 지난 주말 유출된 것이라고 맹비난, 양측간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 사진은 오바마가 지난 2006년 아프리카 5개국 순방시 케냐 동북부 와지르 지방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사진은 오바마가 흰색 터번과 전통 의상 등 소말리아 족장복장을 한 채 지팡이를 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캠프 운영실장인 데이비드 플루프는 25일 즉각 성명을 내고 “힐러리 측근들이 오바마 의원이 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흑인임을 상기토록 하는 사진을 e메일로 유포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는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다. 이어 플루프는 “힐러리 의원이 전세계에서 미국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겠다고 연설한 바로 그날 그의 측근들은 추잡스럽게도 이상한 사진을 공개, 가장 치욕적이고 두려움에 떠는 듯한 짓을 했다”고 격앙했다. 그러나 힐러리 캠프의 운영실장인 매기 윌리엄스는 문제의 사진이 힐러리 캠프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오바마 진영이 소말리아 전통 복장을 하고 있는 사진이 불화를 일으킬 것임을 암시하고 싶었다면 그들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