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해외봉사자에 대한 병역상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해외 선교자에 대한 명백한 특혜"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총리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리더 10만 명 양성을 위한 산·학·관 협약식`에 참석해 "해외 봉사 활동에 우수한 청년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병역상 혜택을 비롯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와 관련 "1995년부터 개발도상국에서 일정 기간(최소 2년 이상) 봉사활동을 할 경우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국제협력요원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데 그 대상을 연간 120명에서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해외봉사자의 병역 복무기간을 단축해 주거나 기업 채용 때 가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네티즌, "있는집 자제와 해외 선교자에 대한 인센티브 특혜 제도"
그러나 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병역 혜택 기준과 범위가 불분명한 데다 병역 기피 목적으로 악용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닉네임이 `유빈이아빠`인 네티즌은 "또 있는 집 자식들만 신나겠다"며 "무슨 봉사를 얼마나 빡세게 할 지는 몰라도 현역 군인 고생하는 것에 10%도 안 된다. 안 그래도 조기 유학이다 어학 연수다 많이들 나가는데 이젠 봉사 출국까지 성행하겠다"고 꼬집었다.
닉네임 `제로뷰티`는 "어학과 학업과 병역이 한방에 해결되니 이거야 말로 돈 많은 자제들에게는 일석삼조의 희소식"이라며 "그 동안 병역 면제 받으려고 해외 원정 출산에다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병역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썩였는데 이거 하나면 이 모든 절차가 한방에 해결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네티즌은 이어 "참 좋은 나라다. 멍청한 사람들만 국내에서 현역 복무하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자식 키우려고 하는데 이제는 이 좋은 나라에서보다는 해외에서 키우는 게 좋겠다. 곧 있으면 와이프가 출산 하는데 외국에 있는 애 삼촌에게 보내야겠다"고 한탄했다.
국제협력단원과 함께 일을 해 봤다는 네티즌 `엥헤`는 "해외 봉사라고 해 봤자 현역 군인보다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편하다"며 "제약이 좀 있기는 하지만 현지어 습득도 하고 휴가 때는 현지 여행도 할 수 있고... 한 마디로 국방의 의무를 얕보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단언했다.
`해외 선교자에 대한 병역 특혜`라는 지적도 제기 됐다. 아이디 `min`는 "`해외 선교자=군대 면제`라니 이젠 아주 대놓고 전도하고 있다"며 "해외 가서 껄떡대는 걸 왜 국내에서 혜택을 주냐. 그것도 국방의 의무를. 또 민심 멀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비난했다.
`james`는 "국내에도 봉사할 데가 너무나 많은데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교회 헌금으로 젊은 대학생들을 부추겨 해외 선교활동을 하게 하는데 이게 종교 활동이지 병역 혜택을 받을 일은 아니잖냐"며 "소망교회 출신 고위공무원들 자제들이 병역면제 받으려는 꼼수를 다 알고 있는데 무슨 X랄을 떨고 있냐"고 언성을 높였다.
네티즌 `찬샘`은 "그냥 솔직히 해외 선교 인센티브 제도라고 그래라. 뻔한 거 아니냐"며 "선교하러 가 놓고선 봉사 활동 갔다고 우길 것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 지난해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해외 선교활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
총리실, "세계화에 발맞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
비난이 잇따르자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종교나 상류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은 말도 안 된다"며 "세계화에 발맞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기업 등과 연계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발굴과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