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주님의 일꾼으로 부르신 하나님! 남북의 교회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를 쉬지 않게 하시고, 남북 간의 적대 의식과 대결 의식을 극복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게 하시옵소서. 온 세계에 하나님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온 땅에 평화의 기운이 퍼져 나가도록, 남북 교회가 한반도를 막고 있는 장벽을 허무는 일에 앞장서게 하옵소서."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북한의 도발에 "무력으로 응징할 것"을 주문할 때, 엘에이의 몇몇 한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기도문'을 되뇌었다. 지난 12월 3일, LA 소재 평화의교회에서 각 종교 단체와 시민 단체가 함께 '한반도 평화 기원의 밤' 행사를 치렀다. 평화의교회, 파사데나장로교회, 미주종교평화협의회, 민주노동당미주후원회, 우리문화나눔회 등이 함께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50여 명이 참석하여 피해자를 추모하고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를 어떻게 구축해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미주뉴스앤조이>도 후원으로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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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총영사관 앞에서 모인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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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LA에서 현대사를 가르치는 이남희 교수는 한국 정세에서 "정전 상태가 국제적 충돌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시하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 했다.
성현경 목사(파사데니장로교회 담임)는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6.15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다"라며 "증오와 두려움의 강을 넘어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자"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먼저 미주종교평화협의회 소속 각 종교 단체 지도자들이 피해자를 위한 추모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먼저 원불교 측에서 최정안 교무(미주종교평화협의회 상임 대표)와 다른 교무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어서 남가주 사원연합회의 회장인 현철 스님(반야사 주지)이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추모의 예를 올렸다. 평화의교회 김기대 목사는 지난 8.15때 남북 교회가 함께 작성한 "2010년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주일 공동 기도문"을 참석자들과 함께 낭독했다. 이어서 은혜한인교회의 오위영 목사의 "평화의 기도"가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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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대 목사(평화의교회 담임)가 "2010년 평화 통일 남북 공동 기도 주일 공동 기도문"을 참가자와 함께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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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강사로 연단에 선 이남희 교수(역사학· UCLA)는 "현대사를 전공하는 학자이지만 정말 마음이 복잡하고 아프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단 북한도 인정하고 있는 남한의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휴전 이래 최초로 정전협정을 위반한 일이며 규탄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비극은 22일에 있었던 한·미 합동 호국 훈련이 그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쌓아온 남북 간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며 "남북한 관계가 거의 중단됐다. 개성공당을 제외한 남북교류가 중단됐으며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도 다 무용지물이 됐다"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붕괴론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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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희 교수. (UCL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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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고위 당직자들이 북한 정권이 조기 붕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를 냉각시키고 망하기를 기다리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폭탄이 날아왔다. 평화와 화해와 미래를 잡아먹을 폭탄이다. 스탠포드대학의 두 교수가 최근 방북하고 돌아와서 철저히 미국의 입장에서 내놓은 결과에도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미국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했다"(이남희 교수)
이남희 교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사용한 바 있는 전략적 인내라는 것이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세 불안의 가장 근본 원인은 "정전 상태가 국제적 충돌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시하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대화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힘들 때가 바로 꼭 대화 할 때"라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호소로 강연을 마쳤다.
이어서 성현경 목사(파사데나장로교회 담임)가 뒤를 이었다. 성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우리들의 소망과 마음이 모여서 우리 평화와 회복이 일어날 줄로 믿는다"는 기도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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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경 목사. (파사데나장로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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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기독교인들 중 많은 분들이 북에서 내려 왔다. 공산당의 피해를 실제로 본 사람들이 많다. 재산을 몰수당하고 가족들이 학살당한 분들이 공산당에게 당한 과거 이야기를 하며 치를 떠는 모습을 봐왔다"며 이런 사람들이 공산당을 미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성 목사는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북한을 방문한 이야기를 하며 "두 번째 방문 때 교단 목사님들과 신천의 전쟁박물관에 갔다. 북한의 입장에서 기록한 전쟁 이야기를 보게 됐다. 총알이 얼굴을 뚫고 지나가 반쪽이 일그러진 사람도 만났다. 50년 전 이야기를 하는데 여전히 증오에 떨고 있었다. 그분 안에서 보았던 두려움과 증오는 자기 아버지가 공산주의자에게 죽었다고 분노하던 어떤 장로의 모습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진정한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꼭 건너야 하는 강이 있다"며 "먼저 증오의 강을 건너야 하고 그 다음은 두려움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는 것도 두려움인데, 이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핵무기 개발과 마찬가지 심리라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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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교회에서 LA총영사관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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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6.15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북한의 포격은 6.15공동선언에 대한 모독이며 부정으로 규탄해야 마땅하며 북한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와 같은 장로 교단의 장로다. 이명박 대통령의 진심을 믿고 싶다. 남북 간의 화해를 만들어 가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그런 선의가 있다면 6.15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성현경 목사)
성 목사는 "이 세상에 거짓된 매체들과 거짓된 메시지들이 평화를 짓밟고 있다.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 민족이 가야 할 길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함께 걸어가려는 6.15의 정신으로 가는 것이다 말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 하셨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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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대목사와 함께 폐회 기도를 드리는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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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촛불에 불을 밝히고 LA총영사관까지 행진을 했다. 영사관 앞에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나눈 후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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