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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소통 부재가 갈등 키운다, 그룹 총수 박용성 이사장은 학교 일 못챙기고 박범훈 총장은 '레임덕'

이경희330 2008. 11. 14. 00:06
중앙대가 재단과 대학본부, 교수들 간의 소통 부재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두산의 학교법인 중앙대 인수 이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고있지만, 교내 구성원들의 소통부재가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최근 문과대와 경영대, 공과대 교수 일동이 재단측의 '교수업적평가 개선안'에 반기를 들고 나섰으며, 임기 만료를 눈 앞에 둔 박 총장의 출판기념회 학내 개최를 두고 학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박용성 이사장은 두산 그룹 총수로서 바쁜 스케줄 탓에 학교 운영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앙대 문과대 모 교수는 "기업인이 학교를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면서 "대기업 총수가 학교 일에 일일이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과대 다른 교수는 "회사 일이 바쁘다면 이사장직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실제로 학교에는 일주일에 한 번 들르는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중앙대에서 만난 박 총장은 "회장께서 바쁘셔서 만나기가 힘들 것"이라며 "저도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뒤 5개월 간 많은 일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재단과 대학본부, 교수 들의 소통이 부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내년 2월까지가 임기인 박범훈 총장의 최근 행보를 지적하는 여론도 구성원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박 총장은 지난달 23일 교내 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에 대해 교수들 사이에서는 "학교시설물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대학본부 이민규 비서실장은 교수협의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교내에서는 크고 작은 출판기념회가 열려왔다"면서 "학교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당연히 학교 시설물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재단과 학교측의 '감추기 행정'도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본지가 단독 보도한 '임상교수 인건비 교비회계서 지급' 관련 기사에 대해서도 사실에 대한 해명 없이 "기사를 내려 줄 수 없느냐"는 요구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독자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하는게 먼저가 아니냐"면서 "전형적인 관치 언론의 행태이며, 독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교수업적평가 개선안에 대해 교수사회가 집단 반발한데 대해서도 홍보실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알아서 하라"고 전화를 끊는 등 홍보실의 기본 업무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나 해명에 협조하지 않아 각종 의혹만 증폭시키고있다는 것.

재단측이 학교의 인사와 조직을 진단하기 위해 글로벌 인사 컨설팅 업체인 머서(Mercer) 코리아측에 컨설팅 의뢰한 이른바 '머서안'에 대한 교수사회의 반발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품고 있다. 지난 5일 교수협의회측과 재단측은 평교수 7인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교수업적평가 개선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교수협의회측은 그러나 "학교측이 교수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학측은 "교수들의 제안은 어떤지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이라고 밝혀 의견 차이를 드러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