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왕국인 울산에서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내리 5번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몽준이 서울 동작을에서 저쪽 진영의 거물(?)인 정동영과 일합을 겨루게 되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올 7월 당권은 물론 궁극적으로 대권이라는 큰 뜻을 품고 있을 게 틀림없는 정몽준이 대망을 위해 큰판의 진검승부를 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단박에 4월 총선의 으뜸가는 화제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공천 후폭풍 뉴스를 2선으로 밀어낼 정도로 세간의 관심도가 만만치 않다. 전격적으로 세간의 관심 이동이 이루어 진 것이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소란스런 공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 鄭鄭 카드를 기획했다면 대성공이라고 할 만 하다.
정정 대결은 이 번 4월 총선의 핵이다. 잠재력 있는 차기 주자들 끼리 맞붙은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기에 준대선을 방불케할 것이다. 이로서 4월 총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곧이어 양진영의 화력전은 물론이고 백병전이 전개될 것이다.
정몽준의 서울 출마. 이는 결코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당장 정정 대결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냐는 문제도 관심사이지만 그 보다는 정몽준이 차기 한나라당 대선 주자로서 나름으로는 유력한 인물 중 한명이기에 그의 행보는 곧바로 한나라당의 차기 구도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몽준은 왜 서울에서 부담스런 상대와 맞서려고 할까. 여기엔 여러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일단 설득력 있는 설이 바로 ‘MB의 의중’이라는 것이다. MB의 총선 승리 전략과 향후의 정국 주도를 위한 포석으로 뽑아 든 비장의 카드라는 소문이다. 일견 그런 것도 같다. 총선 승리의 전제 조건이 될 수도권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MB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양수겸장의 효과가 있는 것도 같다.
그러나 여기서 나의 관심을 자극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나 이명박의 정국 주도,정정 대결의 승패 등등이 아니고 정몽준의 서울 진격이 차기 한나라당 대선 주자간의 경쟁 구도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까에 있다. 특히 박근혜와의 관계가...
정몽준 카드는 혹시 이명박의 차기 구상? 정정 대결이 알려지자마자 이런 의심을 하는 이들이 적잖이 생겨났을 줄로 안다. 특히 박근혜 지지자들은 본능적으로 이명박의 후계 구도와 연결 지어서 정몽준을 떠올렸을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로서 수도권을 거머 쥐는 자가 있다면 틀림없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 터이니 이명박 다음은 정몽준이란 말인가?
정몽준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차기 주자들. 그 중에서 솔직이 이재오는 그 이미지로 볼 때 대선 주자라기 보다는 킹메이커에 가깝다. 킹과 킹메이커는 아주 다르다. 스스로를 안다면 그의 자리는 대권 보다는 당권이 될 것이다. 언젠가 이에 관한 얘기를 할 때가 있을 것 같고...
김문수 오세훈은 수도권 광역 단체장이지만 아직은 대중성과 인지도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보면 이 두 사람은 최종적으로 정몽준급 까지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김문수의 경우 사업비가 물경
100조원이 넘는 한중해저터널을 뚫는다는 에드벌룬을 미리 띄워놓고 있는데 솔직이 이는 공사비 규모로 봐서 일개 도지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헌데도 김문수가 이리 나오는 것은 필시 차기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행보라는 것.
이명박의 청계천 효과를 벤치마킹하여 자신도 용이 한 번 되어 보고자 하는 것일터인데 한중해저터널은 그 경제적 정치적 효과와 의미에 있어서 한일 해저 터널 보다는 확실히 돋보이는 거대 프로젝트이긴 하다.
한중해저터널을 뚫겠다는 김문수. 어찌보면 차기 대선 공약을 미리 선보일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약한 것은 약하다 할 수 밖에 없다. 오세훈은 아직 젊기도 하지만 얼마 전 그 자신 서울 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한 바도 있고...
그리고 또 한 사람 후보군에 오를 인물이 강재섭인데 아직은 현실적인 가능성을 거론할 수준은 아니지 않느냐는 게 대체적인 인식. 강재섭이 박근혜와 정몽준에 필적할 정도의 브랜드파워를 갖는다는 게 과연 타당한 예상일런 지는 시간이 답을 해 줄 것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차기 주자 중에 누가 뭐래도 간판 타자는 박근혜다. 헌데 누군가 박근혜 1인만으로는 불안하다고 보았다면 안전 장치로서 박근혜에 맞설 경쟁자의 존재가 필요하고 그 적임으로 정몽준을 안배해 놓고 있었다?
차기 주자와 관련한 이명박의 복심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는 추측이 맞다면 그래서 정몽준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흥행카드의 하나로 내세워 아직은 박근혜에 비해서 많이 뒤쳐져있을 인지도와 국민 지지도 그리고 당에의 기여도를 끌어올린다?
그런 연후에 수도권과 영남 일부의 정몽준, 영남권과 충청권의 박근혜라는 박과 정의 양강체제를 만들어 차기 대선에 임한다? 결국 박근혜 대 정몽준이란 흥행 빅카드로 정권재창출을 위한 심모원려의 포석다지기를 하고 있다?
각설하고...
어쨋거나 정몽준이 정동영을 이긴다면 일약 한나라당의 차기 주자로 박근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임은 분명하다. 당내 세력이 빈약하지만 정동영을 꺽는다면 올 7월에 당권을 놓고 벌일 이재오와의 경쟁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에 정몽준이 진다면 그의 대중성과 파괴력은 의심받을 것이고 그의 정치력은 적잖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 한마디로 정몽준으로서도 이 번 서울 입성은 지금의 시들해져가는 한나라당의 인기를 감안할 때 차기를 위한 도박이자 일대 승부수가 되는 셈이다.
차기 대선은 아직 멀었다. 헌데도 정몽준은 왜 이런 부담스런 당의 징발에 응하려고 하는 것일까? 당심을 얻으려고? 물론 그런 의미도 좀은 있을 것이다. 李心을 얻으려고? 역시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두가지가 아닌가 한다.
차기 대선 경쟁자들 중 현재의 1위가 틀림없는 朴을 견제하여 박근혜 대세론이 자라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고 또한 수도권을 바탕으로 큰민심을 얻으려고 일찌감치 칼을 빼들었다는 것. 이는 바꿔 말하면 정몽준 자신의 경쟁력이 아직은 박근혜에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도전자의 입장에서 공격적인 카드를 수용하여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정몽준이 울산에서만 내리 국회의원 6선을 한다면 대통령을 꿈꾸는 그로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이 땅의 1% 중의 1%인 재벌 오너가 아닌가. 이명박 현대통령과는 현대라는 하나의 고리로 엮여져 있어서 조건상으로는 대권행이 결코 쉽지 않은 인물이다. 재벌 대통령이란 아직은 터부시 되는 금역. 게다가 그는 이미지 상으로도 폭발력이 별로 없는 인물인데 지금은 월드컵이 열린 2002년도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뭔가 획기적인 변신이 요구되고 있고 그 계기를 鄭鄭 대결이란 카드로 만들고자 하는 것일 수 있고...
이렇듯이 차기 한나라당 대선 경쟁은 박근혜와 정몽준 자신의 대결이 될 것을 예상하고 일석삼조 일석사조의 효과를 노리면서 鄭鄭 대결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어딘가 그런 냄새가 풍겨오고 있는 것 같다.
정몽준의 서울 출마는 2012 대선 경쟁의 조기 점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보인다. 종로로 간 손학규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정동영 또한 호남을 버리면서 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자 한다. 이런 움직임에 빗대 일각에선 박근혜의 서울 출마를 종용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은데 충분히 이해가 가는 주장이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박근혜는 자신의 자리를 그냥 지키고 있는게 오히려 현명한 대처가 아닐까 한다.
박근혜 마저 서울에 뛰어들어 여야의 차기 빅4들이 전부 하나의 총선이란 링위에서 어우러진다면 박근혜의 존재 가치는 오히려 죽을 수도 있으리라 본다. 보기에 따라서 경박해 보이거나 우스꽝스런 모습일 수도 있겠고...
암튼 박근혜는 이명박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남이란 자신의 영토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때 그 존재감이 도리어 커지는 정치인이 아닌가 한다.
차기 대선은 ´또다시 영남 출신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저항이라든가 박근혜(TK, 영남) 정몽준(울산,강원) 오세훈(서울) 이재오(TK+서울) 김문수(TK+경기) 등등 차기 주자들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한나라당내 수도권과 영남의 역학관계라는 판세를 뒤흔 들 결정적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 번 17대 대선 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테면 박근혜 대 정몽준(이재오+강재섭+김문수+오세훈)의 구도인 경우 라면 정몽준의 가능성이 크지만 박근혜 대 정몽준 대 이재오 대 강재섭 대 김문수 등 각개 약진 식이면 박근혜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또 박근혜(오세훈이나 김문수) 대 정몽준(이재오+강재섭)의 경우라거나 박근혜 대 정몽준(강재섭+오세훈) 대 이재오(김문수) 등과 같이 여러 주자 간의 결합 하에 따라서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박근혜의 경우, 이재오와 정몽준의 단일화에 강재섭 김문수 오세훈 등이 가세할 때가 가장 부담스런 상황이 된다. 좋은 경우는 강재섭 오세훈이 박근혜 자신을 지지하고 반면에 이재오와 김문수는 정몽준과 끝까지 맞서는 것이겠고...기타 등등.
아무튼 주자간의 합종연횡이라든가 주자 상호간의 천적 관계 등 변화무쌍한 양상을 보일 것 같다. 흥미진진한 만큼 쉬이 결과를 점칠 수 없는 드라마가 전개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더라도 한나라당내 주된 차기 대선 경쟁 양상은 박근혜 대 정몽준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굴러갈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싶다.
누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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