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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내년 출범할 미국의 새 정부에게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경희330 2008. 11. 8. 20:58

 
- 4월 9일 실시된 총선에서 낙선한 통합민주당의 손학규(왼쪽부터),정동영,한명숙후보가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지도자라면“인간은 일반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을 내리며, 눈으로 보더라도 그 본질을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는 마키아벨리의 충고를 받아들여 적어도 겉모습에 주의를 기울리고 자신의 이미지를 찾아내야 한다. 지도자는 누구나 단점과 위험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쨌든 우리에게는 지도자는 필요하다. 왜냐? 누군가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동굴에서 나뭇잎을 먹으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처음 나타난 동굴의 지도자가 다른 동굴인보다 사냥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를 의지하고 따를 수 밖에 없다.

안데르센의 우화에 나오는 임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는다는 생각에만 몰두하다 결국 사기꾼 일당에게 속아 넘어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임금님의 새 옷을 칭송하는 군중 사이를 행진한다. 결국, 순수한 눈을 가진 아이들의 지적으로 그 새 옷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우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도자 역시 어리석은 추종자가 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우둔함 때문에 자리에서 쫒겨난 영웅들의 사례는 많다. 국민이 지도자의 허영심을 믿는다 하더라도 허위를 진리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 허위의식을 꿰뚫어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에서 연수중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내년 출범할 미국의 새 정부에게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북한과의 공식적인 대화가 모두 중단된 상태인데, 대화 등을 통해 북한과 관계하지 않고서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우리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남북간 대화채널 복원을 촉구했다고 한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장기적으로 동북아 다자 안보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개성공단을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의 주요 매개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 뻔뻔함도 유만부득이다. 공식적인 대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것은 김정일 정권이였다. 좌파정권의 연장을 바랐던 그들은 우파정권이 10년만에 재 집권하자 마치 화풀이라도 하듯 금강산 관광객을 피살하고 우리 정부에게 생트집을 잡고 일방적으로 중단해 버리지 않았던가? 남북대화를 누가 안하겠다고 했던가? 좌파정부처럼 일방적으로 퍼주고도 고개를 숙이기를 바랐지만 택도 없는 일이다. 만약 과거 좌파정부처럼 똑같이 답습할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했겠는가?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저항에 부딪힐 정도로 국민들은 인내의 한계에 도달한 심정을 모른단 말인가?

엊그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바마 당선에 즈음하여 대한민국 보다는 김정일정권 입장에서 아전인수로 평가하는 것을 보며 경악했었다. 입이 채 다물어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한 때 대권에 도전했던 정치 지도자의 입에서 아직도 사리분별을 못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온 세계가 경제 대 공황의 공포속에서 미국의 새 지도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저들은 오로지 김정일정권 안위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것도 갓 당선되어 출범의 돛도 올리지 않은 미국의 새정부 코앞에서, 주체성도 상실한 채 김정일 정권이 주장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배제한 북미간 직접대화 촉구주문이라니? 왜 이렇게 안달인가?

거듭 언급하지만, 국민이 지도자의 허영심을 믿는다 하더라도 허위를 진리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정말로 부탁하노니, 김정일정권 안위를 걱정할 시간 있으면 동작동 국립묘지에 가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넋이나 기리고, 그것도 못하겠으면 잠자코 그 입 다물라. 그래도 당신(들)이 새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면 차라리 잠재적 추종자들이 지지할만한 참된 무언가를 제공하고, 당신(들)의 정직함을 제발 국민들에게 보여 줘 봐라. 적어도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우둔함 때문에(그나마 겨우 정치생명을 유지하고 있는)자리마져 빼았기기 싫으면..
 
오동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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