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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강만수에게 '집착'은 확실히 도를 넘어 이명박이 미쳤다고 할만큼 강만수를 편애한 것이다.

이경희330 2008. 11. 10. 23:37

강만수가 또다시 사고를 쳤다.

 

지난 8개월동안의 경제실정에 대해 한미통화스와프로 겨우 죽다 살아났는데(사실 이것도 한국은행의 공이지만), 또다시 대형사고를 친 것이다. 이번에는 빼도박고 못하게 사고를쳐서 제아무리 '불사조' 강만수라도 상당히 곤란할듯 싶다. 허나,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도 강만수가 살아남을수 있을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그의 뒤에는 든든한 소망교회 친구 이명박이 버티고 있기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이명박의 강만수 '집착'은 확실히 도를 넘었다. 한창 촛불시위로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강만수를 유임시킨채 차관을 경질하는 '대리경질'을 하였고, 그후에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70%이상이 강만수경제팀 교체를 주장하고, 이명박의 관영언론이라고 할수있는 조중동에서조차 강만수 경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그 숱한 요구를 무시한채 꿋꿋하게 강만수를 비호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이명박이 미쳤다고 할만큼 강만수를 편애한 것이다.

 

만약 보통의 대통령이었다면 고환율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물가폭탄을 날리고, 잘못된 환율정책으로 아시아 통화중 유일하게 원화의 가치만 폭락하게 만들고, 냉탕온탕을 오가는 환율시장 개입으로 수백억의 외환보유고를 축낸 잘못에 대해 진작에 장관에게 책임을 뭍고 경질을 시켰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끝내 강만수를 지켜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 시중에서는 이명박이랑 강만수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냐는 '비아냥'이 있을정도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명박은 그토록 강만수에게 '집착'하는 것일까?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안국포럼출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은 그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였다.

 

내가 (강 장관과) 친해서 (경질) 하지 않은 줄 아느냐.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처럼 시켜 놓은 게 많다. 국제 공조가 필요한 것들이다. 외국에서 ‘강 장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온다. 외국과의 게임인데 주체가 바뀌면 안면도 터야 하고 자칫 일을 그르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대충 이명박의 논리는 강만수가 외국과 상대하는데 필요한 인물이고, 한미통화 스와프처럼 시켜놓은게 많아서 지금은 경질하는게 곤란하다는 요지의 말이다. 근데 납득할수 없는건, 한미통화스와프는 강만수의 공이 아니라 한국은행의 공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미국대통령도 함부로 개입할수 없을만큼 강한 독립성을 갖췄고, 따라서 기획재정부가 아무리 미재무부를 움직여봐야 통할 여지가 없다.

 

즉, 한미통화스와는 전적으로 한국은행의 공이고 이는 한국은행이 FRB와 협상을 하면서 미 국채를 팔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는등의 협박전략이 미국에 통했고, 금융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써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시키려는 미국의 입장과 달러부족 사태로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졌기때문에 협정이 체결된 것이라 할수있다.

 

다시말해 미국이 이명박이나 강만수가 이뻐서 해준게 아니라는거다. 미국의 이익에 한국의 이익이 부합했기때문에 체결해준것에 불과하다. 물론 그과정에서 강만수가 부분적인 기여를 했겠지만, 실질적인 협상의 주체가 한국은행과 FRB였다는 점에서 통화스와프가 체결된게 전적으로 강만수의 공이라고 하는건 납득할수 없는 헛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강만수에게 시켜놓은게 많다고하는데 종부세인하나 법인세인하 비정규직개악같은 소위 상위 1%의 강부자나 대기업에게만 이익이 돌아갈만한 일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 참 열심히다. ㅉㅉㅉ 외국과의 공조에서도 강만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외국에 이름을 날리는 경제인물이 강만수 혼자만 있는것도 아니고, 10년전에 나라를 말아먹었던 강만수를 외국인들이 찾는다는건 그 의도가 순수하다고도 할수없다. 외신으로부터 비아냥을 듣는 강만수이니 그만큼 강만수가 상대하기 만만하다는 뜻일거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위에 나와있는 이명박의 강만수 옹호이유는 납득할수가 없다. 게다가 거짓말을 밥먹듯히 하는 이명박의 성향을 보건데, 이명박의 말이 진실이라고도 믿을수 없다.

 

그보다는 내가 판단하기에 이명박의 인사스타일에 문제가 있기때문이라고 본다. 이명박이 후보시절에 부시와의 면담을 추진했다가, 무산돼서 망신을 당한일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당시 이명박이 부시랑 면담을 추진할때 공식라인을 배제한채, 강영우라는 백악관 장애인위원이라는 사람을통해서 부시와의 면담을 추진하였는데, 그사람 말만 믿고 마치 부시와의 면담이 성사된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무산돼서 큰 곤욕을 당했었다. 참고로 강영우라는 사람은 이명박의 소망교회 인맥이다.

 

이렇듯, 부시와의 면담이라는 대형이벤트조차 공식라인이 아닌 비공식라인을 사용했다는것은 그만큼 이명박의 인사스타일이 지극히 폐쇄적이고, 사적인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다. 다시말해 이명박은 본인이 아는 사람만, 그중에서도 자기가볼때 능력이 검증된(?) 사람만 쓴다. 거기다 확실하게 믿을수 있는 사람중에서... 그러다보니 제아무리 주위에서 능력이 검증됐고, 도덕성이 뛰어난 인재를 추천해도 이명박 자신이 모르면 절대 안쓸려고 한다.

 

이명박이 이렇게된데는 현대건설 노가다소장으로 있으면서 쌓은 경험과, 김경준 김유찬등의 측근들의 배신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공사판에서 인부들이 사고를 치면, 그 화는 모두 현장소장에게 돌아간다. 아마, 이명박이 노가다판 현장소장으로 있으면서 인부들이 사고를 칠때마다 정주영에게 불려가서 엄청나게 시달렸을거다. 그때의 습성이 몸에 베서 자기가 볼때 능력이 검증된 사람만 쓰려고 하는거다.

 

그리고 김경준 김유찬의 배신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텐데, 이명박입장에서 그토록 믿고 의지했는데 한놈은 사기를 치고, 또 한놈은 중요한 대선기간때 주군의 뒷통수를 치는 배신행위를 하였으니 이명박이 아는사람만 쓰려고 하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물론 전적으로 이명박이 멍청하고, 측근관리를 제대로 못한 측면이 크지만... 어쨋든 믿었던 두사람에게 배신을 당한게, 이명박의 인사스타일에 크던작던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사를 할때 지역이나 학연 종교같은 지극히 협소한 인재풀 범위내에서 인사를 하게되고, 상대적으로 배신가능성이 적은 사적 인연에 얽매이는 아마추어적인 인사를 하게 되는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그 혹독한 경질요구에도 이명박이 강만수를 끈질기게 유임시키는 속내를 알수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같은 소망교회 교우이기때문이다. 그거외에는 달리 생각할게 없다.

 

언론을 보니 30년동안 소망교회에 다니면서 둘이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 이명박이 보기에 강만수는... 같은 소망교회 친구고, 상위 1%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경선때 747이라는 허무맹랑한 공약을 개발한 핵심 경제참모라는 점에서 눈에 넣어도 안아플정도로 사랑스러운(?) 존재일 것이다. 즉, 사적 인연에다가, 능력까지 검증된 인물이니 이명박이 보기에 100점 만점에 100점의 인물인 셈이다.

 

근데 문제는 이명박이 별볼일 없는 구멍가게 사장이라면 그딴식으로 인사를 하든지말든지 별 상관이 없는데 이명박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수도 있는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라는 인간이 인사를 할때 맨날 자기가 아는 사람만 쓰고, 사적인 관계에 얽매이는 인사를 하다보니 집권기간내내 인사문제로 나라가 시끄럽고 오늘날처럼 국정이 엉망진창이 돼버린 것이다.

 

이명박이 요즘들어 부쩍 공무원들을 청와대로 불러서 의식개조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주 꼴깝을 떤다. 모범을 보여야할 대통령 자신이 인사를 그따위로 엉망진창으로 하는데 어찌 공무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대통령이 원하는데로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는가? 내가 장담하는데 이명박은 인사때문에 실패한 대통령이 될거다. 이미 이명박은 공무원들로부터 신망을 잃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무원조직을 확실하게 장악해서, 그들이 정권이 원하는데로 잘움직일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하는데 그러자면 가장 첫번째로 인사가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말단 공무원이라도 정권이 원하는데로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출세해서 고위직에 오를수있다는 희망을 공직사회에 심어주는게 중요하다. 근데 문제는 현정권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안보인다는 점이다.

 

지금 내각과 청와대를 보더라도 죄다 무능한 강부자고소영 세상이고, 공기업사장도 거의 대부분이 이명박과 친소관계가 있는 낙하산뿐이다. 게다가 장관이 삽질한것을 엉뚱하게 차관에게 덤탱이 씌여서 대리경질까지 하였으니, 공무원들 사기가 땅을 기고 있을거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이명박의 헛된 욕심일 뿐이다. 내가 공무원이라도 정권이 망하든지말든지, 내 자리만 지키면서 월급이나 받아먹을려고 할거다.

 

옛말에 뿌린데로 거둔다는 말이 있는데, 코드인사를 해서 공무원조직의 신망을 잃고, 강만수를 감싸서 민심을 잃은것은 모두 전적으로 이명박의 자업자득이다. 근데 한심한건 모두가 아는 사실을 이명박 본인만 모르고, 누가 직언을 해주더라도 들을려고 하지 않을거라는 점이다. 이미 눈과 귀가 막혀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본인도 이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이명박이 코드인사하고 삽질한다고 화를 내기보다는 그냥 저대로 4년동안 시궁창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죽게냅두는게 속편한 일일것 같다. 나한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만 애초부터 전과자를 대통령으로 뽑은게 잘못이었다. 지금 그 댓가를 치르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4년동안 마음을 비우면서 속편하게 살까한다.

 

 부침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