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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박근혜 밀월에 이재오 주춤..‘홈인’ 타이밍 놓쳤다

이경희330 2009. 3. 17. 00:22

박근혜 전 대표의 수정된 대권 전략은 친 이재오 그룹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당장 공성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 “물론 박 전 대표가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에서는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큰 역할을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는 이상득-박근혜의 공동 전선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를 연기시킬 뿐 아니라 그의 정치복귀 자체를 막고 있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이다.

사실 친 이재오 그룹은 이번 입법전쟁에서 가장 강경하게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이명박 정권 창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총대를 멨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이번 입법전쟁을 통해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타진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상득 의원이 총지휘한 이번 입법전쟁이 직권상정 실패와 법안처리 불발로 이어졌을 경우 이 의원은 소장파 등으로부터 책임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그 공간을 이용해 보다 용이하게 정계복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막판에 이 의원을 확실하게 살려주면서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도 더욱 여의치 않게 됐다. 그의 귀국이 예정보다 더욱 늦어지게 된 것도 입법전쟁의 결과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감기 몸살과 미국 대륙 횡단 등의 일정 때문에 이 전 최고위원이 귀국이 늦어진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상득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을 계속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방선거 등을 염두에 둔 친박그룹과의 조율과정에서 나온 양측 간 공동보조의 산물이다”라는 말들도 나온다.
친 이재오 세력이 이번 입법전쟁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는 까닭도 현안 처리에는 일부 성공했지만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 공간을 열어주는 데는 일정부분 실패했다는 분석에서 나온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