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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vs 박근혜 '경선은 아직도 진행형'

이경희330 2007. 9. 14. 09:34

시도당 위원장 경선 李-朴 갈등 재연…박근혜 "위계질서 없다"

 


한나라당의 시도당 위원장 경선이 친 이명박과 친 박근혜계의 대결구도로 전개되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선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이명박 박근혜 양측의 갈등이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시도당위원장 경선과정에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12일 대전을 방문해 지역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시도당 위원장선거는 선거를 통하지 않고 합의 추대하는 형식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또, "어떤 캠프다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그런 말은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말이다"면서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어 위원장 문제 정도는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이같은 구상은 시작부터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이 후보측은 12일 서울시당 운영위원회를 열어 공성진 의원을 시당 위원장으로 추대할 예정이었지만 홍준표 의원이 추대를 요청하고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공 의원 추대는 무산됐다.

이 후보측 의원들은 홍 의원을 향해 경선에 나서라고 요구했지만 박 전 대표 지지 의원들은 "이 후보를 지지 하지 않았던 사람도 적극적으로 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16개 지부를 다 차지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특히, 13일 박 전 대표까지 "당이 이렇게 위계질서가 없어서야..."라며 홍준표 의원을 거들고 나서 시도당위원장 경선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당 외에도 양측이 대결하고 있는 충남북과 경북, 전북, 대구,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8개 시도지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심규철 송광호 전 의원이 경합하고 있는 충북지역의 경우, 박 전 대표측 당원들이 "박측을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이유로 14일(오전 10시) '박캠프 죽이기 규탄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북도당 위원장 경선에 출마한 이인기 의원은 13일 "박근혜 지지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서 이명박 후보에게 보다 많은 표를 모아주기 위해 출마했지만 출마를 못하게 하는 외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헌 전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시도당위원장은 대선 득표활동에서 힘을 합쳐 일하도록 해줘야 하는 중요한 자리인데 특정계파에서 독식하면 엄청난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위원장들이 경선이 끝났으니 화합하자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흘러가니까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박 전 대표측의 기류를 전했다.
CBS정치부 이재기 기자 dlwor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