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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노무현이 닮은꼴이라고?

이경희330 2008. 10. 11. 23:16

2008년 10월 10일, 오늘은 세계적인 금융시장 붕괴 조짐과 각국 정부의 대책 등이 집중 조명되고 있으며, ▲국회 국정감사 쟁점들, ▲북한군 서해상 무력충돌 경고, ▲총리실 전 사무차장 자살, ▲역사교과서 수정 논란 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닮아간다는 세계일보의 분석 기사가 화제가 됐습니다. 이 대통령이 최근들어 ‘집토끼’를 챙기면서 이념 문제를 이슈화하고, 정부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비판 여론에도 측근 인사 기용을 고집하는 양태가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입니다.

세계일보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전제로 이런 기사를 내보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짐작컨데 정치권에서 이러쿵 저러쿵 떠다니는 얘기들을 모아 기사 한껀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일보의 이번 기사는 세간의 잡론은 될지언정, 국가공동체를 위한 언론의 역할에 비춰보면 전혀 개념이 없는 기사라 할 것입니다.

통치권자가 정책 홍보에 관심을 갖는 것이나, 자신이 고심해 인선한 결과에 대해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는 것은 모든 대통령들의 공통적 습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명박-노무현의 공통점으로 주장하는 근거는 '집토끼를 챙기면서 이념문제를 이슈화한다'는 대목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토끼'를 챙기면서 이념문제를 이슈화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 얼마나 될까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실용정치를 하겠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과잉 의욕'이 문제였다면 모를까, 적어도 이대통령은 '집토끼'를 챙기지도, 이념문제를 궤뚫는 실효성있는 정책도 제대로 추진한 바 없습니다. 애국우파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좌파들보다 더 볼멘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대통령이 작심한듯 얼치기 친북좌파들의 문제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도, 엊그제 향군 모임이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그날 언급에는 '향군'이라는 청중의 특성을 의식한 립서비스 성격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애국우파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대통령은 이념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할 의지도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일 뿐입니다.

이 정도를 놓고 과거 노무현이 보여줬던 '이념매몰형 국정'과 비슷하다고 평가한다면, 그런 평가자들은 눈이 멀었거나 탱자를 붙들고 XX이라고 우길 사람들일 뿐입니다. 명색이 보수신문이라고 자처하는 세계일보가 이런 저급한 기사를 내놓았다는 것이 한심할 뿐입니다.

이대통령이 향군 모임에서 제기했던 문제점들은, 사실 좌-우 이념전선의 쟁점들 중에서 가장 초보적인 것들일 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좌우이념 대결의 문제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정상화'의 과제들이라고 할 것입니다. 주사파 아류의 역사관으로 왜곡된 대한민국 역사를 복원하자는 외침이 결코 좌우파간 이념대결의 문제로 격하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노무현식 국정이 멀쩡한 대한민국에 철지난 이념의 오물을 뒤집어씌운 것이라면, 이를 씻겨내는 일은 또 다른 이념의 찌꺼기를 덧칠하자는 것일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오염된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라는 지상명령을 받고 출범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지적한 이념 주변의 문제들은, 그가 우파적 관점에서 이념대결을 이슈화하려는 수준이 아니라, 지나치게 친북좌파들에게 경도된 대한민국을 중간쯤으로 되돌리려는 수준의 '탈이념적 접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이슈 필자는, 이대통령이 과거 노무현에 필적하는 '우파의 전사, 우파의 도구'의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이대통령은 그러한 기대를 갖기에는 원천적으로 비이념형 인물입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기대가치는 온통 오물을 뒤집어쓴 대한민국을 조금이나마 세신해주기 바라는 수준에 그치고 있을 뿐입니다. 그가 정말 노무현 수준으로 '집토끼'를 챙기고, 이념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간다면 황공무지하겠지만, 어쩌면 그러한 기대는 연목구어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또 그러한 접근이 반드시 작금의 대한민국에 효과적인 것인지도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오른쪽으로 끌어댕기기는 주객관적 역량에 비춰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대한민국을 어느 정도 바로 세워주기만 바랄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대통령이 말 한마디 한 것을 놓고, 노무현과 닮은꼴이라느니 이념문제를 이슈화하느니 운운하는 것은 웃기는 얘기지만 역설적으로는 이대통령에 대한 '과잉 칭찬'이라고도 생각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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