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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때 아닌 혼외정사 스캔들 보수진영의 음모론?

이경희330 2010. 5. 10. 10:3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4년 선거운동기간동안 선거참모 베라 베이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내셔널 인콰이어러지 인터넷을 통해 폭로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스캔들은 2008년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한 블로거에 의해 제기된 바 있으나 증거부족으로 논란은 커지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와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혼외정사 스캔들을 처음 폭로했던 내셔널 인콰이어러지는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의 혼외정사 의혹을 제기했다.
내셔널 인콰이러 웹사이트는 폭주하는 접속자로 한때 다운이 되기도 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혼외정사 스캔들이 미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4년 그의 선거참모 베라 베이커와 은밀히 만났던 워싱턴 한 호텔의 cCTV 화면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 비밀 수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2004년에 베라 베이커라는 35세의 미모의 여성에게 먼저 접근했다"며, "두 사람이 호텔에 출입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있으며, 수사팀이 이를 확보하려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당시 베라 베이커는 오바마를 미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시키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으는 일로 불철주야로 일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신문은 "베이커는 과거에 이미 그들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반(反)오바마 진영에서 이 둘에 대해 그들이 알고 있는 부분을 증명해줄 만한 사람에게 1백만 달러 이상을 제공하려는 것을 알게됐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로 알려진 익명의 한 리무진 운전사는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밝혀지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잡지는 리무진 운전사를 면담하고 운전사의 은행계좌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캔들의 주인공인 베이커는 하버드 대학원 정치학 출신의 정치자금모금 전문가로 6년 전 오바마가 연방상원위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그의 정치자금 모금을 도왔던 인물이다.
베이커는 25세에 파트너와 함께 베이커 왐부 앤 어소시에츠를 설립해 정치자금 모금가로 활동했다. 베이커는 특히 민주당 상원 선거대책위원회 자금담당 부국장으로 활동해 2004년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한 오바마를 도왔다.

 

오바마, 정치적 위기?
오바마의 섹스스캔들이 터지면서 오바마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치전문가들은 오바마가 만약 스캔들을 일으켰다면 이를 자신의 실수라고 솔직히 시인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클린턴 전대통령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더 크지며 존 에드워즈처럼 정사사실을 부인하다가 결국에는 그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을 예로 들며 시인이 최선의 방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인의 염원이던 의료개혁을 성사시킨데 이어 금융개혁을 추진중인 오마바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가 좌초위기에 처했다. 오바마가 보수진영이 꺼리는 의료개혁을 성사시킨데다 골드만 삭스를 기소하는등 금융개혁에 올인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보수진영에서 가장 반겨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오바마의 개혁드라이브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반나절만에 상황 반전
하지만 보수 진영의 기대와는 달리 오바마의 스캔들 논란은 단 반 나절 만에 그 상황이 뒤바뀌었다.
‘빌리지 보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일 오후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이번 스캔들을 보도한 기사를 업데이트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 주간지가 ‘스캔들 상대’라고 주장해 온 베라 베이커(Vera Baker·35)와 함께 있는 부분을 녹화했다는 호텔 감시카메라의 CCTV 영상 증거 부분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보도에서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이 CCTV 영상을 입수하면 이 스캔들을 폭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오바마의 ‘섹스 스캔들’ 의혹은 그전부터 각종 타블로이드 매체에서 루머로 다뤄왔던 것이었다.
오바마가 2004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처음 도전할 당시에, 워싱턴 DC의 조지 호텔에서 그의 선거자금 모금 참모였던 베이커 양에 함께 들어갔다가 함께 나왔고, 이 호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오바마와 베이커 모두 그런 사실을 부인하고, 아무런 증거나 목격자가 없어 이 스캔들은 수그러들었다.
이번에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이전의 루머 보도와 달랐던 것은 이 스캔들의 ‘물적 증거’인 CCTV가 있다는 것을 보도했다는 점이었다. 이 주간지는 또 반 오바마 진영에서 지난 6년간 오바마 측이 ‘쉬쉬’했던 이 스캔들에 대해 결정적 증언을 할 수 있는 목격자들에게 100만 달러 이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또 당시 베라 베이커를 호텔에 태워다 주었다는 한 리무진 운전기사의 ‘폭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셔널 인콰이러가 이날 오후 기사를 업데이트 하면서, 슬그머니 CCTV 증거 부분을 뺐다. 결국 6년 전 수그러진 오바마 스캔들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는 ‘핵심 부분’이 사라진 꼴이 됐다.

좌파 성향의 매체인 빌리지 보이스는 “CCTV 부분이 빠지면서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보도는 베라 베이커를 호텔에 태워다 주었다는 익명의 리무진 운전사가 한 말 뿐”이라고 꼬집었다. 비디오의 존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스캔들의 사실 여부보다는 왜 6년전의 해묵은 얘기를 지금,  어떤 목적으로 꺼내려는 것인지, 1백만 달러 이상의 돈을 제공하려는 반(反) 오바마 진영은 누구인지에 더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현재 미국 정국이 2010년 중간 선거로 달궈지고 있고, 오바마에 대한 보수 우파의 반감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존 에드워즈의 섹스 스캔들 덕분에 과거 타블로이드 신문의 오명을 벗고 대중의 신뢰감마저 받게됐던 <내셔널 인콰이어러>. 그러나 에드워즈 스캔들 때와 같은 확실한 증거물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다시 그럴 듯한 뒷소문이나 캐고 다니는 황색신문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undayjournl 데이빗 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