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탈 박근혜 손익계산서

김무성 의원은 ‘계파 보스’ 자리를 떠나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라는 ‘독배’를 받음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건 도박에 나섰다. 그런데 김 의원도 ‘박근혜’라는 든든한 ‘백’을 잃었지만, 박 전 대표 역시 ‘김무성’이라는 세력을 잃어 그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주로 영남권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는 김무성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영남권의 한 김 의원 지지자는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친박계 좌장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대권 밀어주기’에 앞장선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주종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때로는 박 전 대표 말보다 김 의원 말이 더 파워가 있을 때도 있었다. 김 의원이 ‘포스트 박근혜’를 노리고 나름대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고, 친박 일각에서도 그의 정치력을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 든든한 조직과 자금력으로 김무성식 정치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박 전 대표가 김 의원과 완전 결별을 하면 아무래도 친박의 단일대오는 느슨해지고 박 전 대표의 경쟁력도 약해질 수 있다. 밉다고 무조건 내치는 것도 힘이 있을 때의 얘기다. 향후 박 전 대표의 입지가 약화될 때 김무성이라는 지원군도 든든하게 생각하게 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전 대표의 김 의원 내치기가 결국 대선 과정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매우 아끼는 인사들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향후 대선 과정에서 이회창 대표가 제3후보로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때 빛을 발할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이 총재의 힘을 필요로 할 때 김 의원이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