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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결혼식 일정이 즐비한 5월은 연예인에게도 똑같이 결혼의 달이다. 5월 한 달 내내 무려 9명의 연예인이 웨딩마치를 울리기 때문. 결혼식의 설렘과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환호성이야 연예인 역시 일반인과 다를 게 없겠지만 결혼식장부터 하객까지 특별한 부분도 많다. 특히 가수, 개그맨, 연기자 등 분야별 연예인들의 결혼식도 각각의 특색이 엿보인다. 그래서 <일요신문>은 결혼식을 치른 연예인들 중 가수, 개그맨, 연기자 각각 30명씩 총 90명의 결혼식을 비교, 그들의 결혼스타일을 들여다봤다. 각 분야별로 선호하는 식장부터 주례자 및 축가자와 사회자 등에서 차별화를 보여 이색적이었다.
일반인이나 연예인이나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을 치르면서 가장 고심하는 부분 중 하나는 당연히 결혼식장 선택이다. 특히 연예인들로서는 자신의 인지도 및 부와 직결돼 비교될 수밖에 없어 결혼식장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수, 개그맨, 연기자 별로 선호하는 식장은 과연 어디일까.
연기자들은 대부분 최고급 호텔 식장을 선호한다. 결혼한 연기자 30명 중 김희선, 김승우-김남주 커플, 송일국, 차태현 등 무려 14명이 쉐라톤워커힐호텔을 식장으로 선택했고, 권상우-손태영, 한채영, 박은혜 등 5명이 신라호텔을 선택했다. 나머지 연기자들 역시 교회 등을 택한 소수를 제외하면 그랜드힐튼호텔, 리츠칼튼호텔,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등 주로 서울 도심지에 위치한 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역시 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른 한 연기자의 매니저는 “아무래도 톱스타의 위치기 때문에 보안이 철저하고, 시설이 좋은 곳을 선택하게 된다”며 “또한 동료 연예인들이 결혼식을 치르는 것을 본 후 같은 곳으로 식장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수는 어떨까. 가수들의 경우 역시 호텔이 주를 이뤘는데 연기자들처럼 트렌드에 따라 쉐라톤워커힐호텔이나 신라호텔 등 어느 한 곳에 편중되기보다는 다양한 곳에서 식을 올리는 편이다.
‘샤크라’ 멤버 이은, 이적, ‘자우림’의 김윤아 등 4명이 신라호텔, 싸이와 유희열이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식을 치르는 등 6명 정도가 요즘 연예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호텔을 선택했고, 30%가 강남 매리어트, 잠실 롯데호텔, 르네상스호텔 등 다양한 곳에 위치한 호텔들을 식장으로 선택했다. 또한 교회나 남산예술원, 회관이나 센터 홀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가수들도 종종 있었다.
연기자나 가수에 비하면 개그맨들이 선택한 결혼식장은 일반인에 가까운 편이다. 특히 선후배 개그맨들이 결혼식을 올린 곳에서 식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중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서울호텔이나 김포공항 컨벤션 센터, 그리고 개그맨들이 상주하다시피하는 여의도의 KT컨벤션 웨딩홀 및 KBS홀이 지난 2005년부터 개그맨들이 선호하는 결혼식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그맨에서 방송인으로 성공한 유재석, 강호동 등은 역시 결혼식의 메카로 손꼽히는 신라호텔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끼 많은 연예인들의 결혼식에서 사랑받는 사회자는 누굴까. 연기자의 경우 의외로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 일이 많았다. 김윤경, 박은혜, 김희선, 권상우-손태영, 문정희 등의 결혼식에 각각 신영일 오상진 박노원 윤인구 윤영미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것. 평소 친분을 통해 사회를 맡기보다는 정확한 발음과 차분한 진행 때문에 아나운서에게 사회를 부탁한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전언.
또한 연기자들은 결혼식 사회자를 통해 친분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들이 나서 사회를 맡기 때문. 오승은은 함께 <무한걸스>를 촬영했던 송은이가 사회를 맡았고, 이창훈 김상경의 결혼식에는 김석훈이 나섰다. 이한위 결혼식에서는 조재현이, 김승우 결혼식 사회자는 장동건이, 염정아 결혼식에는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지진희가 사회를 맡는 등 일반인이 친한 친구에게 사회를 부탁하는 것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가수 직군은 유재석, 컬투, 김늘메, 이휘재 등 입담이 좋은 개그맨들이 주로 사회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동료 가수 중에서는 이적, 유열, 윤종신 등이 단골 사회자로 떠올랐다.
가수나 연기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개그맨은 유독 의리가 강했다. 신동엽과 이승환이 각각 안재욱 류시원, 박수림과 안상태가 손범수 신영일 아나운서를 사회자로 선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28명은 모두 동료 개그맨들이 사회를 맡았기 때문. 그중에서도 SBS 개그맨들은 컬투의 정찬우나 김태균이 사회자로 나서는 일이 많았고, KBS 개그맨들의 경우는 박준형이 사회를 맡는 일이 잦았다. 이에 대해 한 개그맨은 “입담으로 먹고 사는 개그맨들이기 때문에 동료나 선후배 등에게 사회를 부탁한다”며 “어떻게 보면 자급자족일 수도 있다”고 농감을 하기도 했다.
보통 축가 단골 가수는 2006년 테이, 2007년 모세와 성시경, 2008년은 군입대한 성시경과 바통터치를 한 김종국으로 대변된다. 연기자, 가수, 개그맨의 결혼식에도 공통적으로 성시경, 김종국, 이승철, 김조한, 신승훈, 조성모, 서영은, SG워너비, V.O.S 등 월등한 가창력으로 평가받는 가수들이 축가를 불러줬다. 하지만 분야별로 특징이 뚜렷이 나타난다. 연기자의 경우 남경주, 최정원 등 뮤지컬 배우나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이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개그맨의 경우는 축가 역시 개그맨이나 함께 출연하는 동료가 함께했다. 이수근 결혼식 때는 ‘1박 2일’에 함께 출연하는 은지원과 김C가, 박명수 결혼식은 무한도전 멤버, 정종철은 고음불가팀, 김시덕은 개그프로 안에서 가수로 설정됐던 닥터피쉬가 축가를 하는 등 함께 출연하는 동료들이 축가를 불러 의미를 더했다. 신동엽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DY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인 유재석, 이혁재, 노홍철이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가수 박상민이 개그맨 4명의 결혼식에 참석, 가장 많은 축가를 불렀다.
가수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 김종진, 정지찬, 이세준, 신연아, 김윤아, 강현정 등의 결혼식에서 각 가수들이 속한 그룹 멤버들이 축가를 불러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외에는 이문세, 리쌍, 이적, 김경호, 대니정, 시립합창단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축가를 불렀다.
각 분야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주례자도 이목을 끈다. 전체적으로 목사가 주례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연기자는 고위직·국회의원, 가수 역시 고위직·국회의원 및 대학교수가 많았고, 이와 다르게 개그맨들은 개그맨 선배 및 함께 방송을 했던 방송관계자들이 많았다.
연기자 결혼식 주례의 경우 목사가 10명, 고위직·국회의원이 6명이었다. 그중 권상우-손태영, 김희선, 한채영 등이 한나라당 주호영 강창희 의원, 한나라당 이해구 상임고문으로부터 주례사를 들었으며 박은혜, 전도연, 김승우-김남주 등은 김용래 전 총무처 장관, 강경식 전 경제 부총리, 조순 전 부총리가 주례를 맡았다. 선배 연기자로부터 주례사를 들은 연기자는 이한위(김영철), 이승연(이순재), 이아현(송재호) 등이었다.
가수 역시 목사가 6명으로 1순위고, 그 다음으로는 고위직·국회의원이 5명이었다. 싸이는 부모님과의 친분이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장호일과 원미연 등은 각각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 민관식 전 교육부 장관의 주례로 결혼식을 치렀다. 특별한 연고가 없는 아무개 대학교수가 주례를 맡은 경우도 5명이나 있었다.
반면 개그맨은 명예나 지위가 있는 주례자보다 함께 살을 맞대고 지내온 방송가 선배들의 주례가 많았다. 개그맨 정재환, 김병조, 정찬우, 이경규 등으로부터 주례사를 들은 연예인이 무려 9명이었고, 함께 일을 했던 PD 및 방송관계자를 주례로 모신 이도 8명에 달했다. 그중 안상태의 간곡한 부탁으로 주례를 맡은 이덕화, 오정태와 함께 <개그야>의 한 코너에 출연한 의리로 주례를 맡은 가수 송대관이 눈길을 끌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