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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 ‘대반격’에 컨트롤 타워 ‘배후설’

이경희330 2007. 11. 30. 12:42
김경준→이보라→김영애, 다음은 ‘에리카 김’ 시나리오


김경준 씨에 대한 본국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내놓을 ‘마지막 카드’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리카 김 씨는 “‘도곡동 땅 매각 대금으로 다스가 BBK에 투자를 했다’는 증거와, ‘BBK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소유’임을 입증하는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이 후보와 한나라당 측을 압박하고 있다.
타운 내에서는 ‘변호사직까지 내놓은 마당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에리카 김 씨가 BBK와 관련한 자료 이외에도 또 다른 추가 폭로도 계획하고 있다는 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에리카 김 씨는 최악의 경우(?) 본인이 직접 한국에 들어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타운 일각에서는 에리카 김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마치 잘 짜여진 각본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귀국설도 ‘김경준 송환’, ‘이보라씨 기자회견’, ‘김영애 씨 귀국’에도 별다른 파장이 없자 에리카 김이 최후의 주자로 판을 흔들려고 한다는 주장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심지어는 에리카 김의 배후에 또 다른 ‘컨트롤 타워’가 있다는 ‘배후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그는 현재 이번 사건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 본지를 비롯해 미국 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한국 내 일부 언론만을 선택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어 한인 사회에서 더욱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김경준 씨가 지난 15일 한국에 입국해서 곧바로 검찰로 호송되어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모든 관심은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에게 모아졌다. 김 씨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언론의 접촉이 불가능했지만 에리카 김은 동생 김 씨만큼이나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루되어 왔던 인물로서, 보다 전면에 나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오히려 김경준 씨보다는 에리카 김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에리카 김이 김경준 씨보다는 훨씬 빠른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를 알게 됐고 김경준 씨도 결국 누나인 에리카를 통해 이 후보와의 사업을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최초로 불거진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둘은 꽤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이 후보는 지난 95년 에리카 김의 자서전 ‘나는 언제나 한국인’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축하케이크를 같이 자른 사실이 본지를 통해 지난 2004년 최초 공개된바 있다.

미주 한인 언론 접촉피해

그러나 이번 사건이 대선에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에리카 김은 과거 ‘파트너’였던 이 후보를 공격하는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에리카 김 씨가 일부 언론을 선택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뿐 한번도 공개적인 석상에 나선 적은 없다. 다만 뒤에서 이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뿐이다.
에리카 김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본인이 직접 회견에 나서 이면계약서를 공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띄우다 정작 당일날에는 시누이인 이보라 씨(김경준 씨의 부인)를 내세워 ‘속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이면계약서를 가지고 들어와 한국 검찰에 제출한 것도 김 씨 남매의 어머니인 김영애 씨를 통해 이뤄졌다.
에리카 김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 모든 과정들을 ‘컨트롤’하고 있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자료 추가공개’를 운운하며 상황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이보라 씨가 눈물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후에는 모습을 감춘 채 여전히 에리카 김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 해준다.
때문에 타운 내에서는 ‘에리카 김이 언론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근거로는 ‘BBK 주가조작 사건’ 및 이와 관련한 미 법원에서의 재판, 이 후보와의 관계 등의 사안들에 대해 어느 언론보다 깊은 보도를 해 온 본지를 비롯해 다른 미국 내 한인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본국 언론인 <한겨레>나 <MBC> 같은 일부 언론을 취사, 선택해 자신의 주장만을 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사건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언론과의 접촉은 피한 채 정치적 목적이 비슷한 언론들만을 골라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일종의 ‘언론플레이’인 셈이다.
그러나 김경준 송환, 기자회견 등 이른바 ‘히든카드’라 불릴만한 방법들을 하나 둘 씩 내놓음에도 상황이 반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에리카 김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이른바 ‘BBK 의혹’으로 불리는 사건 외에도 이 후보와의 개인적 관계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리카 김 배후 있나?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BBK 사건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하나의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설 뜻을 내비치던 서울시장 퇴임 이후부터 ‘BBK’, ‘김경준‘ 등의 이름들이 본국 여의도 정가에서 돌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8월 한나라당 경선이 치열하던 당시에도 BBK 문제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도 가장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때도 BBK 문제가 이 후보에게 치명타로 작용되지는 못했다. 검찰도 이 부분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가 없기 때문에 애매모호한 답변만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공식 후보로 선출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보다 집중적이고 구체적으로 이 문제가 부각된 것.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미 법원의 자료들을 토대로 의혹을 제기했으며, 결국 미국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김경준 씨의 송환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언론에 송환설이 흘러나오기에 앞서 타운에서는 김 씨 송환설은 이미 파다했었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실제 송환 가능성은 미지수였다. 각 국이 맺는 ‘범죄인인도 송환조약’ 에 따르면 해당국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범죄인이라면 송환을 미루거나 거부할 수 있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관례를 깨고 김 씨의 송환이 전격 이뤄졌다. 이 후보의 측근 중 한 사람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미 법원에 ‘재판개입 및 송환연기 신청’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경준 씨의 송환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김 씨가 검찰에 구속되자 이번에는 가족들이 ‘외곽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에리카 김이 일부 언론을 통해 그 동안 굳게 닫고 있었던 입을 열기 시작했다. 김경준 씨가 한국에 송환되기 전만해도 많은 기자들이 에리카 김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으나 에리카 김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이번에는 김 씨의 부인인 이보라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을 통해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주장하며 언론에 눈물을 내비쳤다. 역시나 김 씨 송환 이전에 입을 굳게 다물었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한국에 김 씨 남매의 어머니인 김영애 씨가 입국했다. 이보라 씨가 공개한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김영애 씨가 입국하기 전에 타운에서는 ‘김영애 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종의 폭탄발언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본지 617호 보도)
이처럼 BBK 사건과 관련해서 일종의 ‘설’이 ‘현실’로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타운에서는 에리카 김의 뒤에서 이번 사건을 움직이는 일종의 배후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너무나 잘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각본이 있다면 그 마지막은 무엇이고 이 시점에서 에리카 김이 뽑아들어야 할 카드는 무엇일지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심사다.

sundayjournal특별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