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가 열린 성공회대 교정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지하는 정당도 다르고 입장도 약간씩은 다를지 모르지만 콘서트 현장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에 충분했다.
성공회대 들머리는 자원봉사들이 하나 둘 엮어서 만든 노란 풍선이 물결을 이뤘다. 교정 입구부터 콘서트장인 대운동장에 이르는 길 양옆에서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정치를 실천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가 열린 가운데 운동장 주변에 마련된 부스에서 시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쓴 노란 천을 매달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성공회대 학생들은 'MBC파업지지 꽃씨'를 나눠줬고, 참여연대는 '검찰의 부패비리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대국민서명'을 받았다.
한 쪽에선 노 전 대통령 1주기인 23일 봉화마을에 내걸릴 노란 리본에 시민들이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마음을 적었다. "항상 깨어있는 국민으로 살겠습니다." "영원한 나의 대통령 노무현" 수 십 수 백 개의 리본에 금세 수많은 마음이 모였다.
공연 시작 30분 전인 6시 30분 콘서트 장소인 대운동장은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연인, 한명숙 유시민 팬까페 회원 등 수 천 명의 시민들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운동장 주변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바보의 꿈, 우리가 이룰 세상' 이라고 적힌 플랭카드가 내걸렸다.
시민들은 손에 손에 '잊지 않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5.23 대한문을 열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숙이 언니, 무상급식 OK' '숙이 언니, 서울광장 찾아줘요' 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 참가한 시민들이 노래 공연이 시작되자 피켓을 들고 즐거워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한명숙 전 총리가 이해찬 전 총리등과 함께 대운동장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한명숙"을 연호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들어설 때도 뜨겁게 환영했다. 추모제 공연을 위해 명사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2'에서 키보드와 보컬을 맡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대운동장에 들어설 때도 시민들은 "이정희"를 연호했다.
스탠드 쪽 일부 시민들이 세 정치인에 대한 호감과 6.2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바람을 담아 "서울시장 한명숙, 경기지사 유시민, 정의로운 이정희"를 수차례 외쳤다. 주변에 동참을 바라는 듯 이들의 외침은 계속 됐고 그러자 주변에서도 호응해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날 콘서트에는 이들 외에도 곽노현 서울 교육감 후보, 백원우 김진애,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만수 민주당 부천시장 후보등의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콘서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담은 명계남 씨의 독백으로 시작됐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노무현 대통령님 어디에 계십니까. 당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부엉이 바위에서 우리에게 남긴 숙제, 진보의 미래 이런 거 다 때려치우고 그냥 당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외쳤다. 명게남 씨는 "(이 슬픔 분노를) 반드시 되갚아 줘야 되기 때문에 주먹 쥔 손을 펴지 않겠습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독백을 마쳤다.
명계남 씨와 함께 만담 형식의 '문명이야기'를 선보인 문성근씨는 "전태일 열사여 광주 영령들이여 이한열 열사여 노무현 열사여"라고 시민들과 함께 외친 후 "당신의 죽음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소리쳤다.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서 가수 윤도현이 노래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추모콘서트는 무대 위와 무대 아래 열정이 서로 호응한 한마당이었다. 안치환, YB(윤도현 밴드), 강산에, 우리나라 등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YB 의 윤도현은 "이제는 슬픔을 넘어 희망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지난해 노제 때 슬픔을 가득안고 부른 '후회없어'를 희망을 담아 불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키보드, 보컬), 정연주 전 KBS사장(기타),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카바사),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드럼)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 사는 세상 2'도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성공회대 대운동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추모콘서트와 함께 했다. 이들은 1년 전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한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정신'에 대해 곱씹었다.
이기석(42) 씨는 “(이명박 정부들어서) 민주주의 후퇴를 피부로 느낀다.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이 되라는 것이 노무현 정신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를 지지한다는 김은남(34)씨는 "(6.2지방선거에서) 투표를 꼭 할 것이라면서 이명박도 국민 무서운 것을 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 참가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 참가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즐거워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8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운동장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추모 콘서트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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