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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은 “촛불 들었다고 다 정부에 반대만 하나?” PD저널 인터뷰 “PD수첩 1년 통해 성장통 겪었다”

이경희330 2008. 11. 15. 23:14

입력 :2008-11-15 12:18:00  
▲ 촛불집회에서 1인 시위중인 MBC 손정은 아나운서. ⓒ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데일리서프 조용원 기자] MBC내 자리바꿈 인사로 인해 지난 1년여 일했던 'PD수첩'을 떠나는 손정은 아나운서는 울음을 참지 못하면서 "PD수첩을 통해 성장통을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PD저널'이 14일 보도했다.

PD저널에 따르면 손 아나운서는 "1년 동안 정말 PD수첩과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주체가 되려고 많이 노력했고, 실제 PD수첩 제작진의 느낌이었다. 지난 1년은 저의 방송 역사에서 정말 잊지 못할 시간이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10월 30일. PD수첩은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1990년 5월 8일 첫 방송부터 고수해온 사전녹화 방식을 벗고, 생방송 시스템을 도입했던 것. 그리고 PD들만의 세계에 처음으로 여자 아나운서를 투입했다. 입사 8개월밖에 안 된 손정은 아나운서였다.

손 아나운서는 "생방송 전환과 여자 아나운서 투입, 지금 생각해도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고,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우려도 있었다"면서 " 여자 아나운서가 자칫 프로그램의 ‘꽃’으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당시 송일준 CP와 PD들은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저의 역할을 확실하게 줬다. 제작진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회고했다.

손 아나운서가 화제로 다시 떠오른건 지난 7월 MBC 여의도 본사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심지어 여성 앵커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고까지 공격했다.

손 아나운서는 이에 대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이후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 주말 '뉴스데스크'를 하면서 늘 화면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런 의견과 상관없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있는데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수치심 같은 것을 느꼈다. 앵커가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회 현상에 참여하고, 현장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고 저널은 전했다.

손 아나운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MBC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고, MBC 노동조합이 참여했다는 것. 노조의 일원인 손 아나운서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논란이 생길까 싶어 아나운서국에 미리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손 아나운서는 "항간에 오해가 있는데, 아무도 나에게 시키지 않았다. 스스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특히 손 아나운서는 여성 앵커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잘못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저널은 전했다.

즉 "촛불을 들었다고 정부에 무조건 반대한다거나 한 쪽으로 편향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어떤 사안이든 비판할 일이 있으면 하고, 칭찬할 일은 칭찬한다. 한 가지 모습만 보고 좌, 우로 나눠 이야깃거리로 삼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것.

손 아나운서는 다음 달 출산휴가를 떠나는 최윤영 아나운서를 대신해 'W' 진행을 맡는다. 그는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진행자가 됐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고 PD저널은 전했다.

조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