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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토크] 자위 행위로 오르가슴 조절 능력 키워야

이경희330 2007. 8. 28. 17:47
여자들을 위한 성인 사이트를 비난하는 메일을 여러 통 받았다. 이번 호 글은 그분들에 대한 공개적 답변으로 대신할까 한다.
 
많은 남성들은-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성 위주의 섹스에 길들여져 있는 여성들 또한- '여성들이여, 마스테베이션하라'는 문구를 '여성들이여, 혼자 즐겨라. 남자가 다 무슨 소용이더냐'라는 뜻으로 곡해해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 가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화적 환경과 경험에서 만들어진 사고의 방향에 따라서 그 모습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문화적 환경이 남성의 자위 행위는 당연하고 일반적인 것이고, 여성의 자위 행위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섹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물적 오르가슴에만 집착하는 성 도착자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많은 사람들이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는 전제를 굳게 믿고 살아가는 것 같다. 성욕과 거기에 얹어진 영역 확장욕은 어쩔 수 없는 남성의 본능인데 반해 여성은 아름다운 관계·사랑·정서적 충만감 같은 것들에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전제 말이다.

남녀의 성향에 차이가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성별을 근거로 해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우리 스스로에게 '여자답게' 혹은 '남자답게'를 강요하는 것은 좀 비약하자면 인권 침해이자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오르가슴 찾기 운동본부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남자들이 기겁을 한다. "도대체 더 이상 어떻게 해 줘야 하는 거야"라고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 오르가슴 못 느꼈어"라는 여자의 말을 들을 때 많은 남성들이 그것이 자신을 비난하는 말이라고 지레 짐작해 화를 내거나 실의에 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모두 '여자의 오르가슴은 남자의 책임이다'라는 생각이 우리의 섹스 문화에 큰 구도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더 이상 "남자들아, 더 잘해서 나에게 오르가슴을 선사해 다오"라고 주장하면 안된다.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여성 스스로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현란한 테크닉과 튼실한 물건을 가진 남자라도 여성을 오르가슴의 길로 인도할 수 없다.

자신의 몸을 알고 오르가슴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자위 행위는 필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여자들은 이제 가만히 앉아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대신 스스로 기어올라 따 먹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아직까지 여자들은 아름다운 관계, 정서적 충만감에 만족하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자신의 오르가슴에 대해서 노력하기는커녕 무심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 왔다. 인터넷이라는 매체 덕분에 이제 여성들은 조심스럽게 고백할 수 있게 됐다. "나도 오르가슴을 느껴보고 싶어요"라고 ….

이러한 고백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여성들은 남몰래 하고 있던 짓에 대한 죄책감과 피해 의식을 버리고 자신의 몸과 성생활에 주도적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토끼 같은 눈을 하고 멀뚱멀뚱 누워 '당하는 식'의 섹스를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여자들 스스로 자책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성인 사이트가 한쪽 성에 치우쳐 편협하다고 비난하기 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섹스를 왜곡하고 있는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서 "왜 이렇게 남성 중심적이냐"라고 먼저 항의하는 게 순서일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