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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왜곡보도, 남북정상회담서도 이어질까?

이경희330 2007. 9. 28. 02:14
언론재단 '남북정상회담 보도' 토론회 열려, 상식적인 언론보도 역할주문
 
박지훈
 
"대북 보도에 있어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신문은 국방일보나 네오콘 기관지 수준의 보도 행태를 보인다. 부시나 일본도 (기존의 적대적 대북관계에서) 변하고 있지만 보수언론만이 변하지 않으려고 한다. 안타까울 뿐이다"(이철기 동국대 교수)
 
내달 2일부터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돌입하는 가운데, 일부 보수언론의 왜곡 및 편파 보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언론이 객관적이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보도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이를 위해 각 언론사별 보도·제작준칙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언론재단은 27일 오전 언론재단 대강의실에서 \'남북정상회담 보도 이렇게 하자\'라는 주제로 언론토론회를 개최했다.     © 박지훈/에큐메니안

이철기 동국대 교수(국제관계학과)는 27일 한국언론재단이 개최한 '언론토론회'에 나와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안보상업주의 등으로 남북정상회담 의미를 폄훼할 뿐 아니라 무용론 및 연기론을 확산시키는데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원 이영주 책임연구원이 남북정상회담 발표 후인 지난 8월8~9월8일까지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각각 65개와 75개의 기사를 보도한 <조선>과 <동아>는 26개(40%)와 19개(27.2%)의 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보수 언론의 남북 정상회담 반대 이유로 이철기 교수는 △천박한 안보상업주의에 매몰 △언론 사주의 남북문제에 대한 편협성 △미국적 시각에 매몰 △대선을 앞 둔 국내 정치 상황 등을 꼽았다.
 
정상회담서 말꼬리잡기식 보도 지향하고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보도준칙 마련해야
     
▲이철기 동국대 교수     © 박지훈/에큐메니안
이 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보수 언론의 행태는 남북 관계를 후퇴 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한국 언론이 객관적이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엽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거나 말꼬리잡기식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며 "각 언론사들은 변화된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남북관계 관련 보도준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지난 1995년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가 제정한 '북한관련 보도 제작준칙'도 현실과 시대적 변화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주 연구원은 "언론의 객관성과 중립성은 인식론적으로 불가능한 논리기 때문에 편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독자나 시청자들이 비교하며 검토할 수 있도록 다른 관점과 시각을 전달하는 열린 공론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경 <MBC> 통일전망대 팀장은 "남북관계는 정치적이며 외교적임에도 사건 사고로 접근하는 기사 방향이 큰 문제"라며 "언론이 사건·사고적이며, 사회부적인 접근에서 벗어나도록 언론 바깥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진보언론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고승우 <미디어오늘> 논설실장은 "보수 언론이 선정적 보도를 통해 남북문제에 대한 '의제설정'을 독점하고 있음에도, 공영성을 강조하는 방송들은 '따라가기' 보도에 그치고 있으며, 진보매체 역시 보수 신문들의 '의제설정' 주도에 대응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제훈 <한겨레> 신문 기자는 최근 관심이 낮아진 정상회담과 관련해 "보수언론의 의도적 무시도 있지만 지난 7년간 남북관계의 일상화로 인한 긍정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