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을 생각하면서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맑은 가난의 미덕을 실천해야 합니다."
불교계 원로인 법정스님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하안거 해제 법회에서 청빈한 삶과 생태 윤리를 강조했다.
안거는 일 년 중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수행에 전념하는 한국불교의 전통으로 이날은 석 달 간의 여름 안거를 마친 스님들이 산문 밖으로 나서는 날이다.
신도 500여 명이 법당과 마당을 가득 채운 이날 법회에서 법정 스님은 "과도한 석유 소비로 인한 배출 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가져온다"면서 "날로 심각해져 가는 지구 온난화는 지구가 중병이 들어 신음하면서 내뿜는 열기"라고 말했다.
"이런 때일수록 생태 윤리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머니인 지구의 건강을 위해 자식 된 도리를 깨닫고 실천해야 합니다. 윤리는 말보다 실천에 있습니다."
스님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개선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올해 말에 청와대의 주인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다. 모두들 경제 타령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될수록 지구의 환경은 더욱 악화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또 "우리는 맑은 가난 즉 청빈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면서 "적은 것으로 넉넉해할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맑은 가난이란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고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라면서 "무엇을 갖고자 할 때는 먼저 갖지 못한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더 크고 더 높고 더 많은 것을 가질수록 행복한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 만 못합니다. 아쉬움이나 궁핍을 모르면 고마운 줄을 모르기 때문에 불행합니다."
그는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또 후손들까지 살게 하려면 현재의 생활 태도를 바꿔야 한다"면서 "삶의 질은 물질적 풍요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여건에서도 깨어 있다면 삶의 질은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번 하안거에 전국 93개 선원에서 모두 2천221명의 스님들이 음력 4월15일부터 3개월간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을 한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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