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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두가지가 달라졌다"

이경희330 2008. 4. 15. 00:28

'친박 복당'을 둘러싸고 친박-반박 진영간 치열한 파워게임이 불붙었다.

똘똘 뭉치는 수도권 반박진영

반박진영은 똘똘 뭉치는 분위기다. 이들의 연합 바탕에는 친박진영의 '점령군적 진입'을 차단해야겠다, 특히 당권을 친박진영에 넘겨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차기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안상수 원내대표나,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친박 복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초강경 입장이다.

차기대권을 꿈꾸고 있는 강재섭 대표는 복당시 예상되는 통합민주당의 반발을 이유로 복당은 18대 국회 원구성 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기 당권후보중 한명인 홍준표 의원도 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조기 복당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또다른 당권후보인 남경필 의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동반자는 친박연대가 아닌 민주당"이라며 복당 자체에 비판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역시 차기당권 후보로 꼽히는 원희룡 의원도 "친박 복당은 정당정치 우롱"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차기 당권과 대권을 꿈꾸고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 역시 친박진영 출마 때문에 수도권에서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 한나라당 후보들이 상당수 있다는 '책임론'을 제기하며 친박 복당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요컨대 친박 복당은 한나라당 차기 당권문제가 매듭지어진 이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는 게 이들의 공통분모인 셈이다. 여기에는 친박 복당을 조기 허용할 경우 무게중심이 박 전대표 쪽으로 급속히 쏠리면서, 향후 당권이 박 전대표쪽으로 쏠릴 것이란 위기감이 짙게 깔려있다.

이런 위기감은 특히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 강하다. 4.9 총선으로 영남은 거의 박 전대표 영향권 아래로 접수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상득-김형오는 복당 찬성쪽

이들과 대조적으로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한나라당이 그런 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기다리면 순리대로 잘 될 것"이라고, 부산에서 고전끝에 5선 고지에 오른 김형오 의원은 "복당이 원칙이다. 친박연대는 당을 만든 만큼 일단 신중히 생각해야 하나 순수 무소속은 들어오는 것을 막을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의장은 '박근혜 지분'을 인정하자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유명하고, 합리적 성품의 김형오 의원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형오 의원은 무소속연대의 김무성 의원과 복당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요컨대 차기당권이나 대권을 생각하는 쪽은 친박 복당에 부정적이나, 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에 무게를 두는 쪽은 기본적으로 복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두가지가 달라졌다"

반박진영의 맹비난과 결속 움직임에 대해 일단 박 전대표측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쉽게 복당을 허용하리라고는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냉각기가 좀 필요할 것"이라고 여유있는 반응을 보이거나, 김무성 무소속연대 좌장이 "복당 전제조건은 없다. 5월 중순까지는 시간이 있다"는 대화중시적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1일 대구회동에서 결정한 '집단 복당' 원칙만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각개 격파 공작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심사는 박 전대표 반응이다. 박 전대표는 일단 복당 얘기만 할뿐, 당권 문제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측근들이 당권 도전을 놓고 찬반으로 갈리고 있음에도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박 전대표의 핵심측근은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있다. 박 전대표가 종전의 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측근은 "박 전대표는 경선과 대선, 그리고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두가지가 바뀌었다"며 "하나는 조직을 보는 관점이고, 하나는 사람을 보는 눈"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대표는 당 대표를 하면서 원칙을 고수하다가 조직을 상대방에게 빼앗기며 경선에서 패했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도 심한 배신을 당했다"며 "향후 전개될 정국은 박 전대표가 두가지 점에서 달라졌다는 점에서 봐야 정확히 읽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대표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후 자연스레 갖게 될 이명박-박근혜 양자회동에서 복당 문제 등 향후 정국의 큰 흐름이 잡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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