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10일 한국 최초 탑승 우주인이 전격 교체되면서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일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연방 우주청장이 이번 사태는 고산(31) 씨의 지적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발언, 주목된다.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청장은 "고 씨는 스파이가 아니라 조금 더 공부하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11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우주인 교체가 건강상의 이유나, 기술적 문제가 아닌 규정 위반이라는 사실을 주목하면서 러시아 우주산업의 총책임자인 페르미노프 청장의 해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페르미노프 청장은 "우주인 교체결정은 우리의 요구에 따라 한국측에서 했다"면서 "고산은 여러번 문서에 명시된 지시 사항을 어겼고 교육 장소 이외의 구역으로 문서들을 가지고 나갔기 때문에 우리는 엄하게 처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고산이 스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파이는 전문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고 이번 일은 단순히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고 씨가 기술 유출 등 다른 동기가 아닌 개인적 지적 호기심 충적을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러시아측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르미노프 청장은 "현재 러시아는 한국과 공동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면서 "스파이 활동은 서로에게 이득이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스파이설을 일축했다.
그는 앞서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양국 사이의 장래 우주협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탑승자 교체로 인한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고 씨 대신 예비우주인이던 이소연(29) 씨를 한국인 첫 탑승우주인으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러시아측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지난해 9월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자신의 다른 짐과 함께 한국으로 반출했다가 나중에 반납했고, 지난달에는 자신의 임무와 관련이 없는 우주선 조종 관련 교재를 러시아 동료를 통해 임의로 빌려 사용하는 등 훈련센터 규정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지는 이날 "규정 위반으로 우주인이 교체되기는 지난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우주를 밟은 이래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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