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 동아 정치부장때 권언 유착 물의
지난 1988년 8월 김용갑 당시 총무처 장관은 "좌경세력에 대처하기위해 88 올림픽이후 국회해산권을 대통령이 갖도록 헌법개정을 해야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87년 6월항쟁 등의 성과로 5공 전두환 정권이 6.29 선언을 발표하는 등 그야말로 80년대 민주화운동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정국을 다시 공안정국으로 몰고 가려는 강경발언으로 풀이돼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최시중 당시 정치부장은 김용갑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지지 표명을 해 동아일보 기자들로부터 해명을 요구 받는 등 물의를 빚었다.
당시 상황을 담은 기자협회보(88년 8월26일자 1면기사)는 최 부장이 김 장관의 집무실로 찾아가 "김 장관의 소신에 가득 찬 발언을 전폭 지지한다"며 "적극적으로 밀어줄테니 의연히 행동하라"고 격려했다는 동아일보 기자들의 증언을 싣고 있다.
또, 동아일보가 '김 총무처에게 들어본 발언 진의'라는 제목으로 김장관의 인터뷰를 통해 김용갑 장관의 발언 내용을 크게 부각 시키는 보도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당시 동아기자들은 올림픽 휴쟁 정국에 강경기류를 몰고 온 김 장관의 '개헌' 발언에 대한 최부장의 지지의사 표명이 비록 개인적인 생각 이라고 하더라도 이같은 견해를 바탕으로 신문제작을 하게 된다면 보도의 공정성에 크게 어긋남은 물론, 정치부장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기협회보는 이와함께, 비슷한 시기에 최 부장은 민정당을 출입하고 있는 후배기자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회동을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도 함께 실었다.
이처럼 최 부장의 권언유착과 관련한 잇따른 행적이 문제가 되자 동아일보 노조는 사장에게 비공개질의서를 보내 해명을 요구했다고 기협회보는 전했다.
이런 사내외의 비난 때문인지 같은해 3월에 정치부장에 임명된 최시중씨는 불과 7개월 뒤인 10월 논설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권력의 독주를 감시,비판해야 할 언론사 간부, 그것도 정치부장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최시중 내정자가 오히려 권력유착 행적을 보여왔다는 흔적이 제기됨에 따라 최 내정자가 과연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공정성과 도덕성.중립성이라는 자격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지난 97년 대선직전 당시 한국갤럽회장으로 있으면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이라는 실정법을 어기고 대선관련 여론조사정보를 보스워스 미국 대사에게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CBS정치부 윤석제 기자 yoonthom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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