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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후보들은 서민경제 아닌 말장난 같은 소리 그만해야

이경희330 2007. 9. 17. 21:54
김영호
 
지구온난화 탓인지 지난 여름 비가 지겹게 왔다. 비가 하루거리로 때로는 밤낮없이 내리는가 싶더니 멎었다 내렸다 되풀이했다. 어느 곳에는 수해가 날 만큼 폭우가 쏟아지고 그 사이 다른 곳에는 햇볕이 쨍쨍 들기도 했다. 7월이 지나면 멎겠지 싶었지만 8월 들어서는 더 자주 오는 듯했다. 9월 들어서도 멎을 듯 말 듯하다. 
 
 20여년 전쯤인가 싶다. 그 즈음 라디오에서는 “우리가 놀면은 놀고 싶어 노나…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엥헤야 엥헤이…”란 유행가가 자주 흘러나왔다. 가락은 경쾌하게 들렸는데 왜 그리 구슬프고 처량한지…. 날품팔이의 애환을 담아내서 그런지 한 잔 술에 읊조리는 이들도 많았다.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비가 그칠 줄 모르니 공친 이들이 참으로 많았을 것 같다. 양극화가 깊어져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소리가 높아지나 그 그늘은 더욱 짙어져 하루벌이 인생이 숱하게 늘어났다. 주로 하늘을 지붕 삼아 먹고사는 이들이다. 오늘도 궂은 날씨로 품삯을 접자니 나오느니 탄식뿐이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이 날로 팍팍해진다. 그러나 청와대도 수많은 대선후보도 서민경제를 진지하게 말하는 후보는 없다.   ©대자보
 
 공사판 노동자는 날씨가 좋아도 동트기 전에 인력시장에 나가야 일거리를 얻을까 말까하다. 7, 8월은 태반이 공치는 날이었을 듯 싶다. 행상이나 노점상인, 포장마차도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도 뚝 끊어진다. 구두도 안 닦는다. 영세민에게는 지난 여름이 너무나 고통스런 나날이었을 것이다. 
 
 여름 한철 장사로 먹고사는 해수욕장, 수영장에도 피서객의 발길이 뜸했단다. 방학철, 휴가철에 재미를 보는 놀이공원도 사정은 나을 바 없다. 그곳에 생계를 거는 상인이나 일용노동자는 하늘을 무척이나 원망했을 듯싶다. 또 비가 내릴 테니 자동차도 안 닦는다. 세차장도 마찬가지다.
 
 비가 오나 안 오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물건을 살 일이 있어도 열대야로 지친 손님들이 가게를 잘 찾지 않는다. 에어컨이 빵빵 돌아가는 백화점이나 대형매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더위도 시킬 겸 쇼핑도 할 겸해서 말이다. 이래저래 서민이나 영세민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고통스런 여름이었다.
 
 월세는 밀리고 전기 값, 물 값 내기도 어렵다. 하루하루 살기가 너무나 버겁다. 그런데 청와대에서는 허튼 소리나 흘러나온다. 대권을 잡겠다는 이들은 많아도 누구한테서도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말장난 같은 공허한 소리나 하면서 입씨름이나 벌인다. 그런데 무심하게도 하늘마저 날품팔이의 날삯을 앗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