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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사무총장에 MB맨 앉히나?

이경희330 2008. 6. 5. 02:36
 
4일 이사회, 현직 교직원 임명 가능 정관 개정 추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는 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영식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현직 교직원은 사무총장이 될 수 없도록 한 정관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교육계 안팎에서 나돌던 소문처럼 청와대와 가까운 특정 인물을 대교협 사무총장에 앉히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대교협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138차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제출된 김 사무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와 정관 개정 등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김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의원면직 사유로 승인하기로 했다”며 “그 동안의 관행을 깨고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나기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대교협이 시대 변화에 맞게 정말 자율적인 협의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신임 사무총장 선출에 보다 많은 인재가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취지에서 정관 개정안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사무총장은 현직 교직원이 아닌 자 중에서 …임명한다’(22조 제1항)라는 조항 가운데 ‘현직 사무총장이 아닌 자’라는 문구를 삭제해 현직 교수나 직원도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대학 행정이나 교직경험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도 지원할 수 있다.

과거처럼 공개모집 방식으로 사무총장 후보자를 모집하되 대교협 이사 3인 이상의 추천서를 받아야만 사무총장에 지원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을 바꿔 이사 추천 없이도 본인이 원하면 이력서, 자기소개서, 업무수행 계획서만으로 총장직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대교협 이사진에만 공개했던 공모절차를 앞으로는 인터넷 등 외부에도 공개한다. 현재 4년인 사무총장 임기는 임원과 동일하게 2년으로 바뀌되 연임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연임의 경우 공개모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승인하기로 했다.

특정 대학의 현직 교수가 사무총장직에 선출됨으로써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손 회장은 “중립성 문제라면 대교협 회장도 특정 대학 총장이 맡으면 안 되지 않느냐”라며 “과거 사무총장 중심으로 돌아가던 대교협의 운영 시스템을 이사회 중심으로 바꿀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교협은 다음 주 중 서면총회 방식으로 정관 개정안에 대해 회원 대학의 동의를 받은 뒤 정관 개정안이 가결되는 대로 사무총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198개 회원 대학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

손 회장은 “10일 정도 공모해 후보자 추천을 받은 뒤 전형위원회 서류 심사에만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혀 신임 사무총장은 빨라야 7월 둘쨋주는 되어야 선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무총장 지원자격을 현직 교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최근 외부에서 나돌던 ‘사무총장 내정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임 김 사무총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지난달 26일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대교협 안팎에서는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모 대학 교수가 사무총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또 최근에는 교육과학기술부 고위간부가 직접 김 사무총장과 만나 자진 사퇴를 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직 교직원의 사무총장 지원 허용은 지난 2002년과 2006년에도 제기된 적이 있지만 당시 이사회는 대학 평가 등 개별대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 특성상 특정 대학 교직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되면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부결시킨 바 있다.

손 회장은 “외압은 전혀 없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강대 총장인 손 회장과 함께 노동일 부회장(경북대 총장), 임병선 부회장(목포대 총장), 이배용 부회장(이화여대 총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등 대교협 이사를 맡고 있는 18개 대학 총장과 감사를 맡고 있는 강우정 한국성서대 총장 등 19명이 참석했다.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 등 이사 5명과 감사(김재현 공주대 총장) 1명은 해외출장과 학내 행사로 불참했다.

한편, 대교협은 대학 자율화에 수반되는 책무성과 윤리성을 위해 대학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조정하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와, 대학의 책무성을 판단하는 대학윤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사무총장과 임명과 관련해 교과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행 규정을 보고로 바꾸는 방안을 교과부에 건의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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