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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 군사분계선 성큼, 네티즌"감격그자체!"

이경희330 2007. 10. 3. 13:58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 군사분계선 넘는 노무현 대통령 내외
(사진 제공 -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일 오전 9시께 예정대로 노 대통령은 MDL을 약 30m정도 앞두고 전용차에서 내려섰다. 노 대통령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노 대통령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시한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긴장과 미소가 뒤엉킨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권양숙 여사와 함께 MDL을 향해 한발한발 걸어나갔다.


MDL에는 노란색으로 남북의 경계를 피력하는 실선이 그어져 있었다. 원래 별도의 표식 없이 작은 팻말만 있었지만 이번 행사의 상징성을 부과하기 위해 선을 그어 놓은 것이다.


◆ 盧 "군사분계선 지워지고 장벽도 무너지게 될 것"


노란 경계선을 10m 정도 앞두고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이 남측을 향해 뒤돌아 섰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 한마디 하고 넘어가죠"라며 여유를 보인 뒤 국민을 향해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여기 있는 이 선(MDL)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이라며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은, 우리 민족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고, 또 발전이 정지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이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는,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간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다. 장벽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대통령의 대국민 방북 인사말 전문.

『국민 여러분 오늘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서 가슴이 무척 설레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발전이 정지돼 왔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수고해서 이 선을 넘어가고 또 넘어왔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 입니다. 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고통을 넘어서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잘 다녀오겠습니다.』


▲ 북측 영접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 제공 - 청와대사진기자단)



◆ 네티즌, "역사적인 순간, 감격 그 자체다!"



인사말을 마친 노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은 채 권 여사와 손을 흔들고다시 뒤로 돌아 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MDL 앞에서 노 대통령은 감격한 표정으로 숨을 고른 뒤 이내 성큼 넘어섰다. 9시 5분께였다.



노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인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북측 영접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자신에게 꽃다발을 건낸 북측 여성들에게 "같이 사진 한 장 찍으시죠"라고 청한뒤 허리를 감싸고 사진을 찍어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었다. 노대통령은 9시 9분께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손을 흔든 뒤 다시 전용차에 올라 개성으로 향했다.




TV생중계와 언론 보도를 통해 노 대통령의 군사분계선 월경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를 보도한 기사 댓글란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감격과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라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닉네임이 `하늘사랑가득히`인 네티즌은 "내 땅 내 민족이 사는 곳이데..."라고 말 끝을 흐린 뒤 "가슴이 뭉클해 진다. 남북의 무슨 깊은 한이 있기에 이렇게 반 세기가 넘어가도 함께 하지 못 하는 것 일까. 이제 안타까움보다 희망이 깃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네티즌 `자기관리`는 "우리 학교는 9시 전후해서 이 순간을 전교생이 모두 봤다. 박수 소리로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면서 "마음은 저 높은 가을 하늘처럼 높아만 간다. 우리 민족의 역량을 더욱 개척하시고 오시길 바란다.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라고 말했다.


성과를 바라는 네티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미국 유학 중이라는 `둘리천재님`은 "미국 뉴스를 통해 월경 순간을 봤는데 이 곳에서도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의 우방인 남한과 악의 축이라고까지 거론 된 두 정상이 만났으니 관심도 대단하다. 서두르기 보다는 확실해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은 2일 낮 12시께 이뤄졌다. 군사분계선을 넘은지 3시간여만이다. 노 대통령은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함께 공식환영행사가 열린 평양 4.25 문화회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노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 내외와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노 대통령 내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고 김 위원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