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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여자 정신대 인형' 이름 바꿨다

이경희330 2007. 10. 20. 11:24
일본의 유명 완구업체가 국내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에 못 이겨 `여자 정신대 인형`의 명칭을 `여학생 인형`으로 고치기로 했다.

 


일본의 유명 완구업체가 국내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에 못 이겨 `여자 정신대 인형`의 명칭을 `여학생 인형`으로 고치기로 했다.


파인몰드사는 일제강점기 탱크 모형 신제품을 팔면서 `여자정신대 인형`을 끼워 주기로 해 파문이 일었다. "일본 육군 환상의 포격전차, 마침내 전선 투입! 첫 여자정신대 모형 포함"이라는 선전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문제의 `여자 정신대 인형`은 세일러복 차림에 머리를 뒤로 묶은 쪽진 머리 스타일이며 오른쪽에 가방을 메고 흰색 버선에 고무신을 신고 있다. 이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인형이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한국인 여성을 본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탱크 모형의 시기적 상황과 인형에 붙여진 이름을 고려해 봤을 때 틀림 없다는 것. 정신대는 노동력을 주로 착취당한 근로정신대와 성적인 착취를 당한 종군위안부로 나뉘는데 문제의 인형이 종군위안부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 네티즌 "우리도 히로시마 원폭 피규어 만들자"


네티즌 사이에서 "가슴 아픈 과거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아이디가 `tacz95`인 네티즌은 "우리도 만들자. 일장기를 가슴에 단 원숭이가 핵 맞는 피규어를..."이라고 말했다.


`naseongbo`라는 네티즌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일본을 싫어하고 욕하는 게 아니라 잊으려 하면 이상한 짓거리 하고 이상한 소리 하면서 우리나라를 건드니까 나쁜 감정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shoutomo`는 `앞과 뒤가 안 맞는 일본의 현재`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신대 위안부 여성들이 역사를 왜곡 말라며 고래고래 소리 질러도 인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피겨를 만들면서 상업적인데 이용해 먹냐.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이냐"고 따져 물었다.


`coreapck2003`는 "일본인들은 고무신을 신지 않는다. 가르마 모양과 쪽진 머리는 일본 여성들이 거의 하지 않는 머리"라며 "저 모델은 철저히 조선의 여자를 모델로 삼고 있다. 완구회사에서 작정을 하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인몰드 "한국인의 오해, 이름 바꾸겠다"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심화 되어 항의 메일이 쇄도하자 파인몰드사는 자사 홈페이지 초기화면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인들의 오해다. `여자 정신대 인형`의 설명을 `여학생 인형`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인몰드사는 "이름 표기가 오해를 부를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표기를 바꾸게 됐다"며 "현존하는 당시 사진 자료를 기본으로 당시 일반적인 복장의 일본인 여학생의 모습을 본뜬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정대협 "당장 정신대 인형 판매 중단하라"


그러나 이 같은 파인몰드사의 해명에도 불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18일 논평을 내 인형의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정대협은 논평에서 "씻지 못할 범죄행위가 범죄로 인식되지 않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하나의 놀이로, 유희로 취급되는 현실 앞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일본 사회의 이런 모습은 자국의 역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전쟁범죄를 미화ㆍ찬양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과 태도가 그대로 녹아있음을 입증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대협은 "지금이라도 해당 업체는 전쟁범죄의 상품 판매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전쟁의 기억이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는 아시아 각국 피해자들에게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상술로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