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김회장은 보복폭행, 이택순 청장은 보복징계?

이경희330 2007. 8. 28. 09:39
이택순 경찰청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 자신을 비판했던 황운하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택순 경찰청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 자신을 비판했던 황운하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황 총경은 "부당한 보복 징계"라며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이택순 청장이 복무규율 위반 등으로 황 총경 등 4명에 대해 징계 의결 요구를 해 대상자에게 개별 통보하고 다음 주 징계위 회의에 소환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황 총경은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파면 등을 당할 수도 있는 중징계 대상자에 포함된 것이다.


● 징계사유 쏙 빼고 이니셜로 발표, 수상한 경찰 움직임


이 같은 사실은 황 총경이 본인 스스로가 중징계 대상임을 알리는 통지서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24일 황 총경과 관련한 징계 내용을 발표 했지만 징계 대상자를 `K`, `H` 등 이니셜로 처리하고 가장 중요한 내용인 징계의결 요구 수위와 구체적인 징계의결 요구 사유 등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 더구나 징계위 회의가 열리는 날짜와 시간, 장소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알맹이가 모두 빠진 발표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고, 아직 징계가 확정된 것도 아니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자체 검토가 끝나 징계 방침이 사실상 확정된 이들에 대해 최소한의 비위 사실을 공개 않는 것은 치부를 드러내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 총경에 따르면 이 청장의 징계요구 사유는 `언론을 통해 청장을 비난했으며 사퇴를 주장하는 글을 썼다`는 게 주 내용이다. 경찰청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등 비판글을 올려 지휘부에 대한 불신을 낳고 내분을 조장해 경찰의 위신을 실추 시켰다는 것이다.


황 총경은 김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의 은폐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5월 26일 사이버경찰청 경찰관 전용방 게시판에 이 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황 총경은 당시 "경찰청장은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조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면서 이 청장 책임론을 주장했다.



● 황운하 총경, "사실로 비판했는데 중징계? 법적 대응할 것"


이 청장의 조치에 대해 황 총경은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며 강력 반발했다. 황 총경은 "허위사실로 인신공격을 했다면 징계를 받아야겠지만 사실을 토대로 한 비판에 중징계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 총경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청의 징계방침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투쟁하고 구제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황 총경은 또 이어 "경찰청의 징계방침은 이택순 경찰청장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내부망에 게재했다는 것이 요지인데, 그것은 당시 하나의 여론으로 형성돼 있던 내용이고, 절제되고 품격 있는 표현을 사용해 명예훼손적 표현이나 허위사실 등은 없었다"면서 "당시 경찰 수뇌부 회의에서도 조직 발전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해놓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끄집어내 징계한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네티즌, "바른소리 하면 잘라버리는 X같은 공직 사회"


논란에 대해 네티즌들은 "바른 소리 한 사람에게 상은 못 줄 망정 중징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청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아이디가 `jkd1984`인 네티즌은 "공무원 비리 사건 중 절반 가까이를 경찰이 차지한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역시 윗물이 더러우니 아랫물이 깨끗할 리가 없다"면서 "입바른 소리를 해도 징계 대상이 되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 `minhyuk912`는 "이제 와서 복수하는 걸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면서 "황 총경을 징계 하려거든 나머지 경찰들도 모두 다 징계하라. 황 총경의 글에 많은 경찰들이 징계 했는데 煥?다 징계하라. 뭐 이 따위 공직 사회가 다 있냐"고 한탄했다.


아이디 `hhaann1472`는 "황 총경이 경찰청장에게 경찰조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말 했다는 이유로 복무규율 위반 운운하며 징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대체 경찰 조직은 왜 그 모양이냐. 경찰은 개혁 대상이다. 개혁 1순위는 이 청장이다"라고 말했다.


또, `hskand`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잘못은 누가 하고 옳은 말한 사람이 징계 받냐. 그게 우리나라 법이냐. 힘있는 사람만 잘난 법?"이라고 말했고, `sjs43211` 역시 "우유부단하고 소신도 없고 리더쉽도 없는 이택순 청장은 역대 경찰청장 중 최악의 경찰청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