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정의,폐악

기독교사회책임 성명발표… 한국교회, 지금은 반성해야 할 때,

이경희330 2007. 9. 7. 00:31

…"정부가 지출한 구출비용 한국교회가 부담해야"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유헌기자의 기사입니다.

   
 
  ▲ 9월 4일 기독교사회책임 등 6개 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 모습. 최성규 목사가 한국교회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헌  
 
기독교사회책임과 선진화기독교연합 등 6개 단체가 9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교인의 반성과 다짐'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이와 뜻을 같이하는 교회의 서명운동을 펼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성규 목사(한기총 전 회장)는 한국교회가 아프간 인질사태를 돌아보며 향후 변화된 형태의 선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교회가 사회·국가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아픔을 줬다"며 목사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지금은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국가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선교의 형태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 목사는 "점령군 같은 선교보다는 머슴 같은 선교로 바꿔야 하고, 남들에게 알리기 위한 선교에서 겸손한 선교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아프간 사태에 대한 책임은 한국교회가 함께 지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기독교인이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행동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한다며, 한국교회의 자기반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회가 정부와 국제사회에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모든 활동에 있어 정부의 방침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지출한 구출비용은 한국교회가 최선을 다해 부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전략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교회를 설립하는 선교가 아니라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하나님나라를 건설해야 하며, 전도 활동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인내하는 자세로 사랑 실천 활동에만 매진하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성명서는 이번 아프간 사태에 대한 국민의 차가운 반응이 한국교회의 자기반성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다며,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으로 교회가 변해야 하며, 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한달간 기독교인의 반성과 다짐을 담은 성명서에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은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기독교인의 반성과 다짐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를 돌이켜보며

우리들 기독교인들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를 겪으며 많은 고통과 회한을 느껴왔다. 특별히 두 사람의 고귀한 인명이 희생된 것에 대한 고통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인질석방을 위해 큰 수고를 하고 온 국민이 함께 걱정해준 것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 무엇보다 기독교인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이번에 기독교인들이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행동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한다.

더욱이 인질석방을 위해 우리정부가 테러집단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듦으로써 교회는 정부와 국제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다. 앞으로 교회는 우리의 모든 활동에 있어서 정부의 방침에 깊게 귀를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정부가 지출한 구출 비용은 한국교회가 최선을 다해 부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2.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는 해외선교 전략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첫째로 해외선교의 주된 목적은 단순히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 건설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인의 삶의 근본 목적은 하나님의 나라 건설이고 교회는 이를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는 행복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매진할 때 영혼구원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

둘째 이슬람권 등 전도활동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끝없이 인내하는 자세로 선교활동에 임해야 한다. 이슬람권과 같은 지역에서 교회는 과거 공산권의 경우처럼 복음전도가 가능할 때까지 수십 년이라도 인내하면서 사랑과 정의, 인권과 평화 등의 사랑실천 활동에만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셋째 이번 일을 기회로 선교라는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한 논란은 상당부분 '선교'라는 용어의 모호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선교는 전도 활동과 봉사 활동을 다 같이 포괄하는 개념임에도 일반국민은 선교를 단순히 전도 활동으로만 국한하여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선교영역안에서 전도 활동과 봉사 활동을 구분하여 순수한 봉사 활동을 선교 활동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단기 봉사 활동을 단기 선교 활동이라고 표현해서는 안된다.

3. 이번 사태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두 명의 고귀한 희생 못지않게 아프가니스탄에서 도움을 호소하며 죽어가는 수많은 주민의 생명 또한 고귀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탈레반의 악행에 치를 떨며 분노하지만 그러나 이 분노가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향해 분출되어서는 안 되며 우리는 오히려 이 분노를 사랑으로 갚아야 한다. 더욱이 교회는 사랑실천 활동을 할 때 위험지역이라고 해서 피해갈 수는 없다. 과거 6.25전쟁 때에도 수많은 외국 선교사가 한국에 와서 생명의 위험 속에서도 사랑실천 활동을 했음을 상기해야 한다.

4.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국민의 차가운 반응은 한국교회의 자기반성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가를 처절하게 일깨워주었다.

우리 국민은 교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사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는 “영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예수님의 삶을 실천하겠다는 결단이 동반되지 않는 “영성”은 진정한 그리스도의 영성이라고 볼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는 자기들만의 자족하는 모임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모임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우리는 "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권고하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벧전 2:12)의 말씀대로 선한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고 스스로 갱신하여 교회에 대해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금 교회로 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기독교인의 반성과 다짐에 함께하는 크리스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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