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사망하고 국가 외교적 명예 실추와 경제력 손실 등 막대한 피해를 입힌 아프간 피랍사태에 대해 국민들의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일부 급진적인 국내 기독교단체가 비밀리에 아프간 선교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아프간 피랍사태로 분노했던 네티즌들은 이번 선교 소식에 폭발했다.
<서울신문>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여행금지국 지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교단체들이 편법으로 아프간에 소속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고, 탈레반과의 인질석방 협상에서는 아프간에서의 기독교 선교 활동 중단을 합의했다.
● 선교단체, "취업형식으로 아프간 들어가게 해주겠다"
그러나 일부 선교단체들은 선교사를 아프간 현지 업체에 취업을 하거나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 국가에서 비자를 받아 아프간에 들어가게 해주는 편법을 사용해 아프간 선교를 계속 해온 것이다.
이 신문 기자가 아프간 선교 의사를 밝히자 경기도에 위치한 모 선교원은 "우리 선교원과 연계된 아프간 내 모 업체에 취업을 하는 형식으로 아프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확인해 줬다. 선교원이 거론한 업체는 아프간에 3명 정도의 한국인을 상시 파견하고 있는 기업이다.
서울에 있는 모 선교원에도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선교원은 "일단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뒤 상의하자"며 "내년쯤에는 아프간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답변했다.
● 외교부, "선교 재개 정보 입수해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일부 단체들의 선교 재개 정보를 입수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급진적인 선교단체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인을 전원 철수시킨 뒤에도 제3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 선교사들로 그 일을 대신해 사실상 선교를 재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전직 선교사 1명을 포함해 한국인 몇 명이 사업이나 건강상 이유로 아프간 출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선교 목적 때문일 수도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허가 하에 아프간에 남아 있는 한국인은 한국 기업체 직원 등 90여명이다. 그러나 일부 선교 단체들의 편법 수단인 제3국을 통해 입국한 한국인 숫자는 사실상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인 선교사 5~6명 아프간서 선교 계속하고 있다"
피랍사태 때문에 지난 달 아프간에서 철수한 선교사 A씨는"현재 아프간 칸다하르 지역에서 한국 국적 선교사들은 전원 철수했지만 국내의 한 선교단체 소속의 미국과 독일 국적 한국인 선교사 5∼6명 정도가 남아 선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현지 신문 기자 역시 "피랍자 석방 뒤 한국인들이 전원 철수한 것으로 알았지만 지금도 카불 등에서는 한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선교 목적으로 남아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더이상은 못참겠다. 선교 범죄자들 당장 구속하라"
일부 단체의 아프간 선교활동 재개 소식은 아프간 피랍사태에 분노했던 네티즌들을 폭발하게 만들었다. 관련 기사 댓글란을 위시한 인터넷 곳곳에는 네티즌들의 성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이디가 `ksyngu`인 네티즌은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이 파리 목숨처럼 날아가 버렸는데 도대체 몇 명을 죽여야만 그만 할 거냐"며 "선교라는 명분이 국가보다 생명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렇게 목마르다면 아프간으로 귀하해서 선교하라"고 말했다.
닉네임 `연두사과`는 "선교단체에 정치적, 경제적 책임을 묻자"면서 "정치외교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국가의 안위와 이익에 위해한 행동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해당 선교사들과 관계자 구속해 형 집행하고 파견단체인 개신교계 수장단체에 경제적 책임을 묻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newwave77`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물론 천사도 있지만 사탄이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 교회인 것 같다"며 "선교를 목적으로 전국민의 안위를 팔고 있으니 사탄 중에 최고의 사탄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zeusme`는 "정부에서 정해 놓은 여행금지국이란 단어가 무색하다. 확고한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피랍사태가 발생해도 정부에 기대지 않겠다는 의지는 정부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네임 `스윗킬러`는 "본인들 선교 활동 때문에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선량한 국민들이 죽음으로 몰릴 수 있다는 걸 모르다니 어떻게 이토록 생각이 없을 수가 있냐"며 "다른 사람들 피해 주지 말고 죽고 싶으면 그냥 혼자 죽어라"라고 다그쳤다.
`mariner21`는 "교회에서 이슬람이 선교 한다면 사탄이라고 잡아먹을 거면서 이슬람의 성지라는 아프칸으로 개신교 선교한다고 영업사원 또 내보낸다는 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닉네임 `행복한일들만`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독교인지. 많은 사람을 구원하고 천국에 간다더만 정부 도움 받고 국민들 세금 날리고 국제적 망신시키고 다른 나라 이민 가서 사는 사람들 생계터전 뺏어가고 도대체 뭐냐"고 따져 물었다.
"개념은 헌금했냐! 피랍돼도 정부는 반드시 외면하라"
아이디 `anti_marital`은 "이번에는 납치되든지 말든지 죽든지 말든지 정부는 신경 쓰지 말라"면서 "자기네들이 조직을 만들어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으니 신경 딱! 끊어버려라. 죽고 싶어서 발악하는 미친 것들을 어떻게 말리냐"고 쓴소리를 했다.
`mwtail`는 "현지에서 불법인 선교질 한다고 기어 들어가서 나라 엿 먹이고 국민들 테러위협으로 내 몬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선교 범죄단 파견이냐"면서 "외교부는 저들이 선교 범죄질하다 죽든 말든 절대 외면 하라"고 촉구했다.
※ 첨부된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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