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사회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오히려 코너에 몰렸다.

이경희330 2008. 6. 26. 21:28
'표절 의혹 제기' 손 의원 도리어 코너에
서울대 민교협 "우희종 교수의 학문적 비판에 재갈, 정치 술책" 규탄
손 의원 교수 시절 '자기 표절' 의혹 제기...네티즌들 댓글 폭탄 세례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오히려 코너에 몰렸다.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회장 조흥식 교수)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학문적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손숙미 의원과 한나라당의 정치 술책을 규탄한다"고 반격했다.

민교협은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둘러싸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정부와 집권 한나라당은 마침내 비열하기 짝이 없는 작태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면서 "우 교수에 대한 손 의원의 최근 행동은 분노를 넘어서 가련함을 느끼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과 관련하여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사회적 발언을 해온 양심적인 과학자인 우 교수를 흠집내려고 그의 비판적 활동을 묶어버리려는 노골적인 정치적 술수다"고 주장했다.

민교협은 이어 지난 19일 손 의원이 우 교수의 연구활동 관련 연구비 지출 영수증과 실험노트 일체를 식약청에 요청한데 대해서도 "우선 학문연구에 대한 적절한 검증절차를 벗어난 것. 학계의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특허출원 등의 경우를 대비해 비공개되어야 할 연구보고서가 연구자 동의 없이 유출된데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민교협은 "특허출원의 경우를 대비해 비공개를 전제로 제출한 연구보고서가 어떻게 그리 쉽게 유출되었는지 그 과정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민교협은 "이는 결코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벌어지는 고의적 왜곡이다"며 "손 의원은 우 교수와 국민 앞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손 의원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우 교수는 손 교수의 행동에 대해 "다만 그분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에 대해 얘기할 시간을 빼앗긴 것이 아까울 따름"이라면서 "앞으로도 미 쇠고기 문제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문제 제기를 지속하겠다. 학자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도 내주 중으로 논의를 거쳐 전체 교수 명의로 성명을 내고 손 의원의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해 강력 항의할 방침이다.

교수들의 역공을 당하고 있는 손 의원은 특히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재직 시절 발표한 논문이 오히려 '자기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네티즌들도 "머 묻은 개 겨 묻은 개 보고 욕한다"면서 손 의원을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손 의원의 '자기 표절' 의혹은 모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한 네티즌이 손 의원이 교수 시절 낸 논문 중 동일한 데이터를 중복 인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논문 3편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따르면, 손 의원은 1998년과 2002년, 2004년 각기 다른 학회지에 동일한 조사 결과를 인용한 다른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3편 모두 '노인들의 영양상태와 골밀도와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부천시 저소득층 노인들의 철분영양상태에 관한 연구(생활과학연구논집, 1998.12)', '노인들의 골밀도와 신체계측 및 생활습관과의 관련성 연구(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2002.6)', '도시거주 저소득층 노인들의 골지표 및 영양소섭취와 골밀드와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2004.1)'다.

의혹을 제기한 이 네티즌은 "해당 논문 3편은 '저소득층 재가 노인'과 '복지관 이용 노인'이라는 용어상 차이가 있을 뿐, 조사 데이터는 사실상 동일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논문의 데이터에서 성과 나이에 따른 하루 평균 섭취 에너지와 영양소를 다룬 표가 같다. 첫 논문에 나온 조사 대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두 번 째 논문에서 없어진 걸 보면 데이터의 재탕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측은 "두 논문 실험데이터는 정부조사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중 게재' 또는 '자기 표절' 논란에 대한 궁색한 변명으로 학계는 보고있다.

한편 손 의원이 운영하는 싸이월드 게시판과 방명록에는 손 의원의 '우 교수 표절 의혹'에 대해 비판하는 글 2,500여건이 올라오면서 '댓글 폭탄 세례'를 맞고 있다. 손 의원을 옹호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이디 '이길광'은 "연구 보고서와 논문도 구별 못하는 분이... 어떻게 국회의원을...더군다나 자신은 표절을 안하셨는지 곰곰히 당신의 거취를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고 지적했고, 아이디 '심재권'은 "학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셔야조. 어떻게 5년 전과 5년 후의 데이터 자료가 한끗차이도 안나게 똑같나요? 논문은 발로 쓰�쎄요?"라며 "정치꾼의 시녀가 된 당신은 교수로서 자격 없소"라고 비판했다.
ⓒ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