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든 것이 귀찮아진 어느 오후 티켓을 산다/
0시발 태양 로켓트/
멀어지는 지구의 모습 보며/다가오는 태양의 불꽃 보며/
모든 것을 생각한다/
저 드넓은 우주 한 구석에 떠있는/
지구라 불리는 흙덩어리 위에서/
왜 인간은 싸워야 하느냐/
웃으며 살자 』
최일구(49) 앵커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기타 하나 띵띵 거리며` 위 노래를 만들었다. 제목은 `로켓트를 녹여라`.
"손바닥만한 한반도에서 싸우면서 살지 말자, 뭐 그런 뜻이죠, 허허" 너털 웃음을 지으며 그는 경희대 신입생 장기자랑 대회에 이 자작곡을 들고 나가 우승 했다. 또 다른 자작곡 `웃으며 살자`처럼 웃음은 그를 다른 앵커와 차별화 시키는 능력이기도 하다.
거침 없는 뉴스 진행과 일침의 쓴소리들이 모여 `최일구 어록`을 만들었던 그의 입담이 이번 MBC 선거 개표 방송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아니다 다를까 그 특유의 애드립은 `최일구 어록 시즌2`를 탄생시켰다. 지난 9일 개표 방송 이후 네티즌에 회자되고 있는 어록은 다음과 같다.
- 뉴스데스크에 바 톤을 넘기며,
"짜장면 시켜 드시고 계속 보시죠"
- 시청자 프랜들리하고 시청자에 몰입하는 방송.
- 권영길 의원과 인터뷰하며, (이때 권영길 후보는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최일구 : 아직 당선은 아니죠. 엎치락뒤치락하지 않습니까?
권영길 : 저는 당선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일구 : 아... 멀리 서울에 있어서 잘 몰랐습니다.
- 이후, 권영길 당선자와의 화상인터뷰 中
"제가 기자를 하며 여러 부처를 돌았는데 국회만 못 가봤습니다. 그래서 여쭤보는 건 데 국회의원 하면 뭐가 가장 좋습니까?"
- I'm a servant. 영어 좀 썼습니다.
"대통령이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국회의원은 공무원 보다 더 머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은 시험 봐서 되는 것이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아 줬기 때문입니다"
- 저희 스튜디오 엘레강스하고 판타스틱하죠?
"(오렌지(Orange) 등을 직접 발음해보며)죄송하다. 영어교육을 못 받아서"
- 홍준표 당선자와의 화상인터뷰 中
최일구 : BBK를 이렇게 불러보면 어떨까요.
홍준표 : (순간 긴장)
최일구 : 브라보 브라보 코리아라고 불러보면 어떨까요.
- 최철국 의원과 인터뷰하며,
최일구 : 재래시장 많이 가셨죠
최철국 : 모범답안
최일구 : 왜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재래시장에 가나요.
최철국 : 모범답안
최일구 : 당선이 되었는데 내일도 재래시장 방문하시나요.
최철국 : 모범답안
최일구: "최철국 의원 봉하 마을 지역구에 출마한 것으로만 알았는데, 순발력도 좋고 스마트한 것 같네요."
-(총선 당선자들에게)"내일도 시장가실 겁니까?" "국민들은 작은 것에 감동하시는 것 아시죠? 국회에서 싸우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최일구 앵커는 예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애드립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 저 웃기려고 한 거 아닙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개표 방송 역시 최 앵커는 웃기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웃었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선거 개표 방송을 `재치 정색 일침`의 삼박자를 가미해 멋지게 승화시켰다는 평이다. 이날 방송에 대해 시청자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산만하다"는 지적도 제기 됐지만 대부분은 "유쾌하고 신선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최 앵커를 향해 "당신은 앵커계의 서태지다. 서태지는 데뷔 당시엔 엽기, 문화적 충격이었으나 새로운 문화를 선도한 파이오니어였다. 당신이 바로 그렇다.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새로운 뉴스문화를 선도하라"고 찬사를 보냈다.
끝으로 과거 9시 뉴스 앵커 시절 유명했던 `어뤼쥐널 최일구 어록`을 소개한다.
# 살인마 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