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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되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려온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여권 지도부는 약속이나 한 듯 강장관을 한껏 추켜세우며 ‘칭찬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성사시킨 ‘공’을 온전히 강장관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경제 수장’으로서 그의 역할이 작지는 않았지만, 협정 체결의 실무 주역은 한국은행 이광주 부총재보였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협상을 총괄했던 이부총재보는 마지막 협정문 서명까지 직접 맡아 진행했다.
당초 미국은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부정적이었다. 유럽·스위스·일본·영국·캐나다 등 협정 체결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AAA인 반면, 한국은 A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원화는 국제결제통화도 아니다. 그런 만큼 한국에 물꼬를 터줄 경우 비슷한 처지의 다른 국가에서도 요청이 쇄도할 수 있어 난색을 보였던 것이다.
상황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은 한은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에 실무 채널이 가동하면서부터였다. 여기에서 이부총재보가 전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0월8일 집행부서 격인 FRB의 윌리엄 더들리 부총재를 만난 데 이어 FRB 이사회의 도널드 콘 부의장과도 면담을 가지며 끈질긴 설득에 나섰다. 10월11일에는 실무 담당 국장을 만나 성사 여부를 타진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협정 발표가 있기 나흘 전인 10월26일 이부총재보는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식 제안서를 제출한 그는 문구 조정 등을 통해 협정서 작성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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